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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 필사하는 기술 '사경장'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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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자로 40여년 경력 김경호 씨 인정 예고

연합뉴스

불경 필사하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덕을 쌓으려고 베껴 쓰는 작업인 '사경'(寫經)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사경 기술과 장인을 의미하는 사경장(寫經匠)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고, 김경호 씨를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나라 사경 역사는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경전 배포가 주된 목적이었다면, 8세기 중엽 목판 인쇄술이 발달한 뒤에는 주로 공덕을 위해 사경을 했다.

그러다 불교가 국교인 고려시대에 들어서면서 국가 발전과 개인 안녕을 비는 사경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고려사' 등에 따르면 국가가 전문 사경 기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사경은 학술과 예술 측면에서 국가 최고 역량을 동원해 만든 문화 결정체였다.

특히 고려 후기 충렬왕(재위 1274∼1308) 시기에는 중국에 사경승 수백 명을 파견할 정도로 고려 사경 우수성이 널리 인정됐다.

하지만 불교보다 유교를 중시한 조선이 건국하면서 사경은 다소 쇠퇴했고, 일부 왕실 구성원과 사찰이 명맥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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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
[문화재청 제공]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로는 8세기 중반에 제작한 국보 '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이 꼽히고, 고려시대 작품인 국보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은 남색 종이에 금색과 은색 물감으로 그렸다.

사경 작업은 크게 필사, 변상도(變相圖, 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 제작, 표지 장엄으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만들기, 아교 만들기, 종이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 긋기,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표면 처리 등 다양한 공정을 거친다.

사경을 하려면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에 두루 능통해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이 필요하다.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경호 씨는 40여년간 사경을 하면서 강의와 서적 간행, 전시 등을 통해 사경 중요성을 알렸다. 또 오랫동안 문헌과 유물을 통해 사경 재료, 형식, 내용을 연구했다. 조계종이 1997년 주최한 첫 번째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2010년 전통사경기능전승자로 선정됐다.

그는 전통 사경체를 능숙하게 재현하고, 변상도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과 인정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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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씨
[문화재청 제공]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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