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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도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내수로 버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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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코로나19 특별대책협의회를 열었다.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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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내 수요를 지키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게 현대·기아차의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유럽이 ‘올스톱 ’하면서 당분간 내수로 버텨야 하고, 현금을 충분히 확보해 투자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중단을 다음 달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8일 가동중단에 들어가 31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었는데 폐쇄 기간을 늘린 것이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다음 달 10일까지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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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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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터키 등지의 공장도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현대차그룹 해외 생산거점은 중국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두 멈춰섰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가동 중이지만 최근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어 언제 가동을 중단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해외 생산·판매가 급감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현대·기아차의 국내 판매는 호조를 띠고 있다. 신형 그랜저 등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최대 6개월까지 주문이 밀려 추가 근무를 논의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울산공장 근무시간을 최대 주 60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 중이다.



국내는 주문 밀려 추가근무 논의 중



이런 국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GV80은 계약 3만대를 넘어섰고, 17일 출시한 쏘렌토는 사전계약이 2만6000대에 달했다. 7세대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대가 넘는 기록을 세웠다. 30일 나올 G80도 기대감이 크다.

따라서 상반기를 내수로 버티고 하반기에 세계 자동차 업황이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 719만8000대 가운데 내수는 126만2000대(18%), 해외가 593만6000대(82%)를 차지했다.

현금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수요절벽’에 직면하면서 실적보다 유동성이 중요해지는 형국이 나타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드자동차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한 데 이어, 다임러∙도요타∙현대기아차도 앞으로 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는 대상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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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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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현대·기아차도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포드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678%로 글로벌 업체 가운데 가장 높다”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매출액 대비 평균 20%의 유동성을 확보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급감이 올해 2분기에도 계속된다면 고정비 부담이 큰 제조업 특성상 2009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신용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렵다”며 “닛산과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유동성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현대·기아차는 내수 회복세가 다른 시장 대비 빠르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유럽시장이 당분간 회복 불가능하면서 중국 시장으로 눈길이 쏠린다. 하지만 중국 시장도 여전히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중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23개 업체의 공장 90%가 재가동되고 있지만, 부품 조달 등의 문제로 실제 가동률은 60~80%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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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자동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 사진은 짐 해킷 포드자동차 사장.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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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중국 자동차 판매가) 2월 말 바닥을 쳤고 3월에 살아나기 시작해 3분기엔 정상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승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8%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800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4월 초에는 투자자 설명회를 계획하는 등 투자 심리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적자를 내는 현대로템이 24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키로 했지만, 주요 계열사의 재무 상태는 안정적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해를 넘어 장기화하고 중국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시장마저 얼어붙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가 살아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글로벌 차 업체 중 누가 현금을 많이 들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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