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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열린마당] 코로나 예방 ‘사회적 거리두기’... ‘물리적 거리두기’로 표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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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고향에서 유유자적하는 동창이 모처럼 전화했다. 2월 끝나는 날에 서울 가니 그날 만나자고 한다. 잘해야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우리는 그날 내내 서로가 전화를 하지 않았다. 우리 딴엔 코로나19 예방수칙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킨다는 속셈이었다.

만나자던 그날로부터 한 달이 지났지만 2m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 철저히 지켜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는 재난문자를 통해 밀폐된 공간에서 접촉 시 감염위험이 더욱 높아지므로 가족과 동료를 위해 모임을 잠시 멈춰 달라고 하며, 직장인 행동지침으로는 2m 건강거리두기, 마주보지 않고 식사하기 등을 강력히 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러스 전파 예방을 위해 사람들로부터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가족과 사회적으로 단절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 기술이 매우 발전해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 않으면서도 여러 방법으로 계속 연결돼 있을 수 있다”며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물리적 거리두기’라는 표현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 말 그대로 사람들 사이에 친밀감은 줄어들고 거리감이 커져 사회적 관계가 크게 위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물리적 거리두기’로 표현을 바꾸는 게 훨씬 부드럽게 다가온다.

노청한·서울 은평구 응암로34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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