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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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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인터뷰] 이광재 "산업화·민주화 이후 국가 목표 상실…국가 싱크탱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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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총선 인터뷰

"미래경제정책 제시할 국가 싱크탱크 필요"

"정치인 평가, 일자리·교육·의료·문화·복지 등으로 세분화 해야"

"한국에 질병 재난을 관리하는 국제적 가버넌스 구축할 때"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부끄러운 일"

아시아경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 선대위원장/원주=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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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전진영 기자] "90%의 땅이 보조금 없이는 살 수 없는 대한민국, 중소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21대 총선 강원 원주갑에 출마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혁신도시' 원주에 위치한 공공기관의 첨단의 빅데이터를 활용, 원주를 미래산업·생명건강산업을 기반으로한 새로운 미래 도시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수명 120세 시대가 오면서 생명건강산업이라는 것이 앞으로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의 신년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근 9년 만에 공직선거 출마 자격을 회복했다. 직후 이해찬 대표가 직접 불러 이 위원장에게 총선 출마 및 선거 지원을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두 달간의 고민 끝에 결국 이 대표의 요청을 수락했다.


이 위원장은 "두 달이 지난 10년보다 길었다"며 장고를 거듭했던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다시 정치를 하려면 어떤 시대정신과 소명이 있어야 되는 것인데, 그 소명에 대해 스스로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며 "지사직에서 내려오면서 강원도민분들한텐 죄송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선대위원장을 맡아 강원도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좀 도와줘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 위원장 차출은 역대 강원도 총선 결과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강원지역 8개 의석 가운데 7석을 보수진영에 내줬고, 19대 총선에선 9석 의석 모두를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이 가져갔다. 강원도에서의 선전을 위해 이 위원장같은 전국적 인물이 필요했던 것.


이 위원장은 강원 지역 목표 의석수가 있느냐는 물음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교만한 생각인거 같다"고 했다. 그는 다만 "강원도 선거 판세가 보수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도민들께 여야가 경쟁하는 운동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면서 겸손하게 선거를 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도 "강원지역을 석권하게 해달라고 하시는데, 그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견제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와 관련해서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 원인은 미래통합당에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단식경기를 하는데 갑자기 미래통합당이 복식경기 선수 두명을 투입하니 게임이 하나마나 된 것 아니냐. '대기업'인 미래통합당이 소수정당이 모여있는 골목상권에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가) 이뤄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골목상권을 보호해주는 일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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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도 선대위원장/원주=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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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회 입성 후 가장 먼저 할 일로 "국가적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모임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를 '국가 싱크탱크'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 공백 기간 '여시재' 원장을 지냈다. 여시재는 한반도과 동북아의 미래 변화를 위한 정책개발, 그리고 세계를 이끌어 나갈 인재 육성 등의 현안을 다루는 민간 싱크탱크다. 그가 이곳에서 축적한 경험을 의정활동에 접목, 국가 싱크탱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이같은 구상은 작금의 극심한 정쟁 상황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국가 싱크탱크의 부재는 곧 '국가의 목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정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산업화·민주화 다음에 어디로 가야하는지, 대한민국에 국가의 목표를 설정하는 집단이 있느냐"며 "KDI한국개발연구원 등도 IMF 이후에 용역받느라 바쁘고, 정당연구소 역시 선거연구소일 뿐 국가미래비전연구소는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이 1년에 한 번씩 바뀌는데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경제정책을 세우겠나. 국가가 지금 청사진과 설계도 없이 앞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정치인의 평가 지표도 이제는 달리해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인의 평가 지표는 여태까지 GDP(국내총생산)였다. 국민소득을 보고 정치인을 평가했는데, 이처럼 황당한 일이 없다"라며 "1인당 GDP는 올라가는데 국민들은 여전히 사는게 힘들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이 위원장은 ▲일자리▲교육▲의료▲문화▲복지를 평가 지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를 '5종 세트'라고 지칭했다. 그는 "인간의 삶의 질 국민의 삶과 질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유럽에서는 행복지수 개발을 하려고 하지 않느냐"라며 "5종 세트로 GDP를 넘어선 새로운 삶의 질 지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선 향후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질병 재난을 관리하는 국제적 가버넌스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질병 관리하는 데 대한 국제적인 기준이 미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를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극복하게되면 세계적인 국제기구를 만들어서 한국에 두자고 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상당히 무기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리가 국제기구 창설을 제안하고 한국에 본부를 두자고 해도 세계적으로 상당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이 위원장은 인터뷰 말미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을 언급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노 대통령이 살아 생전 '역사발전의 도구로 쓰이라'고 하신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있다"라며 "'내가 정말 역사발전의 도구로 내가 쓰일 수 있는가'는 나에게 앞으로도 변치 않을 가장 중요한 질문이자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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