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0석' 시민당에 불출마자 보내기 총력전
미래한국, 10여명 더 데려와 첫 칸 노린다…'통합당처럼 두번째 칸' 의견도
이해찬, 불출마 의원들과 비례정당 이적 논의 |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이은정 기자 = 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유권자 눈에 더 잘 띄는 위 칸을 확보하려는 여야의 신경전이 24일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자당 후보 대신 비례대표용 정당을 내세워 경쟁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의석이 많을수록 앞 기호를 부여받는 점을 고려해 더 많은 자당 의원의 비례정당 파견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비례대표 후보를 낸 원내 정당의 의석수는 민생당 21석, 미래한국당 9석, 정의당 6석, 자유공화당 2석, 국민의당 1석, 민중당 1석, 열린민주당 1석 등이다.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은 아직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어 이대로라면 투표용지 하단, 즉 8번째 이하 칸에 다른 원외 정당과 뒤섞여 놓일 수밖에 없다.
이에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불출마 의원들을 만나 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기도록 설득했다.
'컷오프'(공천 배제)와 경선 패배로 출마가 막혀 당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의원들까지 불렀다.
그동안 민주당은 이 같은 파견을 '의원 꿔주기'라며 비난하며 의원들을 미래한국당으로 보낸 황교안 대표를 검찰에 고발까지 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자발적인 파견 의사를 밝힌 이종걸·정은혜 의원 등 7명을 파견하는 쪽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일단 정의당을 밀어내고 3번째 자리를 차지하는데 필요한 머릿수는 채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민당이 모(母)정당인 민주당과 같은 기호 1번을 받으려면 더 많은 의원을 보내야 한다.
또 현 의석수로 이미 기호 2번을 받을 수 있는 미래한국당이 통합당 의원을 추가로 파견받기로 하면서 민주당도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27일까지 설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각장애인 안내견도 함께 현충원 참배 |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으로부터 불출마 선언 의원 및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현역 10여명을 더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래한국당의 현재 의원이 9명인 상황에서 '10+α'로 추가 이적 규모가 늘어난다면 민생당(21석) 의석수를 넘어 정당투표 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할 수도 있다.
통합당 김정훈 의원은 이날 한국당으로 이적해 상임고문을 맡았으며,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여상규·김종석·송희경 의원 등도 당적을 옮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20석 이상으로 늘어 교섭단체가 될 경우에는 선거운동 자금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다만 통합당이 현재 원내 2당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에서 '기호 2번'을 받는 만큼, 한국당도 투표용지 2번째 칸에 위치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자매정당으로 '따로 또 같이'라는 콘셉트의 선거운동 전략을 구사할 때 정당 기호를 통일하는 것이 홍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편, 통합당에서는 의원 파견에 발 벗고 나선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고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근식 통합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황 대표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다면 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고발하지 않는가"라며 "민주당이 훨씬 더 노골적인 형태로 (비례정당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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