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ABS 2.85조…여객수요 감소로 조기상환 가능성
LCC 사실상 '셧다운'…항공사 5월 파산설 '모락모락'
코로나19 위기, 항공사 파산으로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
유럽, 국유화 카드도…"우리는 정부 지급보증 시급"
항공업계가 코로나19의 타격을 받는 가운데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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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셧다운'이 시작된 항공업계에서 크레딧 리스크가 발생해 우리나라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크레딧 리스크는 채무를 진 사람이 제때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채권자까지 손실을 보게 되는 위험을 말한다.
◇ 항공사, ABS 유동성 위기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보유 현황은 대한항공이 2조원, 아시아나항공이 8500억원 규모다.
ABS는 기업이 미래의 이익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이다. 기업이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의 하나다. 다만 기업의 신용도가 떨어지면 조기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항공사의 경우 앞으로 벌어들일 항공운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현상으로 3월 국제선 여객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82.5% 줄었다. 이같이 항공 운임이 줄어들면서 ABS 회수율이 떨어지자 신용평가사는 항공사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항공사들의 상황이 개선될지는 불투명하다. 국내선과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하는 '셧다운'이 시작된 탓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25일까지 셧다운에 돌입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는 국제선 운항을 멈춘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도 여객 노선 운항 중단이 70~80%에 달한다.
◇ '항공사 파산설'…크레딧 리스크 '뇌관' 되나
우리나라 항공사는 임원 직원 삭감과 전 직원 대상 휴직 또는 단축근무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여객 수요 급감으로 발생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호주의 항공 컨설팅 전문기관인 CAPA는 전 세계 대부분 항공사가 정부의 개입이 없으면 5월 말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 세계 항공업계 피해액이 1130억 달러, 약 13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와 맞먹는 경제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항공사가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당시 어려워진 경제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크레딧 리스크가 더해져 큰 위기로 이어졌다.
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시작된 위기 상황에서 항공사가 파산하는 크레딧 리스크가 발생해 경제 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사진=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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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지원책 나왔지만, '지급보증' 시급
정부는 LCC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과 착륙료와 공항시설이용료 등의 감면 및 납부유예, 감면 등의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유동성 위기로 인해 자체 신용만으로 △회사채 △ABS △영구채 등 채권 발행을 통한 경영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항공업계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국책은행의 보증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은 500억 달러(약 62조원) 규모의 항공업계 지원책을 내놨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기업 국유화' 카드까지 꺼냈다. 독일은 루프트한자 등 자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무한대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는 현재 물에 빠져서 빨대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부의 지급 보증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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