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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트럼프 부양책 부결에···美Fed, 무제한 '달러 살포'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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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무제한 ‘달러 살포’를 결정했다.

23일 오전 8시(현지시간) 미국 Fed는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며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추가로 매입해 가계와 기업의 자금 흐름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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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23일(현지시간) Fed는 무제한 양적 완화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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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Fed는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선다고 발표하면서 정확한 금액을 명시하지 않았다. Fed는 성명에서 “시장 기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in the amounts needed)’ 채권과 MBS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무제한이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급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Fed는 국채와 MBS 매입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달러의 양을 조절한다. 경제위기 시엔 시중에 풀린 국채와 MBS 등 자산을 사들이고 그 대금으로 현금(달러)을 지급한다. 바로 양적 완화다.

Fed는 이 양적 완화에 한도액을 두지 않기로 이번에 결정했다. 제한 없이 달러를 찍어내겠다는 의미다. Fed는 이와 함께 3개 자회사를 새로 만들어 회사채(CP)와 지방채, 자산담보부증권 등을 최대 3000억 달러(약 380조원)어치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Fed의 발표는 미국 뉴욕 증시 개장을 1시간30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22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 긴급 경기 부양 예산안은 미국 상원 절차투표에서 부결됐다.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의회 첫 관문도 넘지 못했다 이 소식에 일본을 제외한 한국ㆍ중국ㆍ홍콩ㆍ대만 등 아시아 증시는 3~5% 급락하는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뉴욕 증시로 ‘검은 월요일’이 전염되지 않도록 Fed가 선제공격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Fed가 이같이 신속한 조치를 한 것은 Fed 역사상 전례가 없다”며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강도가 세다”고 전했다. 유례없는 경제 위기에 Fed는 유례없는 대책으로 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미국 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22일 기준 확진자 수는 1만9548명으로 2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같은 날 한국 확진자 수(8897명)의 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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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폐쇄된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 거리. 미국 경제는 코로나19발 '셧다운'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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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2일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Shut Down, 가동 중지 또는 업무 중단)’으로 올해 2분기 미국의 실업률은 30%로 치솟고, 국내총생산(GDP)은 50%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활동이 가능한 인구 10명 중 3명은 실업자 신세고, 미국 GDP가 반 토막 나는 최악의 상황을 미 중앙은행 총재가 경고했다. 그러면서 블라드 총재는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필요한 수준 그 이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나온 게 Fed의 무제한 달러 살포 결정이다.

블라드 총재의 예고가 있었지만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책이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Fed가 대규모 조치를 내놨는데, 역으로 그만큼 미국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다는 뜻도 된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런 Fed의 파격에도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날 오전 10시 2분 현재(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350.38포인트(1.83%) 내린 1만8823.60으로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22.42포인트(0.33%) 하락한 6857.10을 가리키고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8.67포인트(1.24%) 떨어진 2276.25로 거래 중이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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