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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내리 4년째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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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 분석 내용 보니 / 2015년 65.3% 시작 2019년 72% 찍어 / 같은 기간 월세 비중은 꾸준히 하락 / 입주물량 늘어나고 갭투자 성행한 탓 / 저금리 대출로 월세 탈출 가구 늘어 / 전세 거래 증가 당분간 이어질 듯 / 집주인 월세 선호… 전세난 가능성

세계일보

서울 송파구 한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임자윤(36·여)씨는 작년 9월 월세에서 전세로 갈아탔다. 보증금 일부인 7000만원은 전세자금대출로 마련했고, 매달 20만원가량 내는 이자를 감안하더라도 월세와 비교하면 40만원이나 되는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임씨는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당분간 집을 사는 것은 형편상 불가능할 것 같다”며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신혼집은 양쪽 직장의 중간 위치에 전세로 구하기로 이미 남자친구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월세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월세를 전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만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가시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3일 부동산114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월세 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5.3%(10만2630건)로 저점을 찍은 이후 4년째 증가 추세다. 2016년 65.5%(10만2034건)에서 2017년 67.9%(10만5983건)으로 늘었고,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2018년에는 71.5%(11만8450건)로 확대됐다. 지난해도 증가폭은 줄었지만 전세 비중은 72.4%(12만5071건)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전세 비중에 반비례해 꾸준히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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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비중의 지속적인 증가는 2015년 이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집값 상승기에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가 성행하면서 시중에 전세 물량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전세 거래를 선호하는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매매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저금리 대출로 월세를 탈출하려는 세입자가 늘고 있어서다. 잇따른 정부의 대출규제 조치와 경기 침체현상이 맞물려 최근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KB국민은행 리브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9억원 초과 아파트 실거래 신고건수는 3731건으로 3개월 새 61%(6026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도 25% 줄어들었다. 12·16 부동산대책으로 이달부터 조정대상지역의 9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30%로 낮아진 가운데 9억원 초과 주택 비중이 높은 서울 지역 매매를 포기하고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대신 전세 공급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까지 낮추면서 세입자 입장에서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기는 쉬워졌지만, 집주인들은 낮은 은행이자와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감안해 월세를 선호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세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내면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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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뉴스1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4만여가구가 공급되지만, 양도세 비과 거주요건 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들도 상당수일 것”이라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급등으로 가계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금리가 떨어지면 집주인들의 전세 선호도가 떨어지게 된다”며 “서울 중에서도 강남권은 자가이전이 쉽지 않고 학군이나 교육 수요 등이 있어서 올해까지는 전셋값이 약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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