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경찰은 n번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n번방 회원은 총 2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아동, 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며 "정부가 불법 영상물 삭제 뿐 아니라 법률 의료 상담 등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의 행위에 대해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피의자 신상공개 등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급증하는 것을 언급하며 "악성 디지털 성범죄를 끊어내라는 국민들 특히, 여성들의 절규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경찰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아동, 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다뤄달라"고 주문했다. 필요하다면 경찰청 내에 강력한 특별조사팀 구축도 검토하라고 했다. 이에 '회원 전원에 대한 처벌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경찰이 조사한 뒤에 처벌 대상이 되면 처벌을 하고, 처벌 대상이 안 되면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만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에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철저한 근절책 마련도 지시했다. 처벌 수준에 대해 '솜방망이' 지적이 나오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일각서 제기되는 '9월 신학기제 도입'과 관련해 "개학시기와 연계해 (9월 학기제 시행을)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초중고 개학연기 후속조치 및 개학준비계획'를 특별보고 받는 자리에서다. 개학 연기로 학생과 학부모, 교육 당국의 혼란이 커지는 만큼 학기제 개편까지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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