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출마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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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거칠었고 처음부터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친여 성향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황희석(54) 전 법무부 인권국장의 직장 동료들은 그를 이렇게 기억했다. 국회에서 법무부를 관할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관계자들은 "황 전 국장이 법무부 업무로 의원실을 찾아온 경우는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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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포함한 '검찰 쿠데타 명단' 밝혀 논란
황 전 국장이 지난 주말 윤석열(60) 검찰총장을 포함한 현직 검사 14명의 실명을 '검찰 쿠데타' 명단이라 공개하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검사 블랙리스트'라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순번 투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황 전 국장은 검찰을 벌레에, 윤 총장을 조선시대 간신인 윤원형에 비유하며 지지층을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의 22일 페이스북 포스팅. [황희석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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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인 황 전 국장은 법무부 역사상 첫 비(非) 검찰 출신 인권국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 뒤에 황 전 국장에겐 검찰개혁추진지원 단장이란 직함이 추가되며 '조국 1호 인사'라 불렸다. 공직을 맡기 전 황 전 국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와 용산참사 철거민들의 변호인을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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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검사 출신 첫 법무부 인권국장
황 전 국장의 법무부 동료들은 현직 시절 황 전 국장의 '거친 입'을 기억했다. 전 법무부 관계자는 "황 전 국장은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비판을 받을 때면 사석에 거친 말을 쏟아내 직원들이 걱정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황 전 국장은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 딸의 고교 영어 성적이 공개됐을 때도 야당 의원들로부터 "국회에서 '유출한 검사 상판대기를 날려버리겠다'는 말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한 여당 관계자는 "황 전 국장이 민변 출신이고, 조 전 장관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야당의 공격이 지나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황희석(오른쪽) 당시 법무부 인권국장에게 질문을 하는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모습. [MBC뉴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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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거친 입과 달리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황 전 국장의 성과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황 전 국장이 임명 초부터 추진해왔던 기업인권경영지침은 현재 초안 정도만 나온 상태로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 황 전 국장은 오히려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 취임 뒤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을 맡으며 1월 법무부를 떠나기 전까지 4개월간 존재감을 드러냈다. 황 전 국장은 이 기간 법률 개정 없이 가능한 여러 검찰개혁 과제들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황 전 국장은 지난 1월 법무부 인권국장 퇴임사에서도 "공수처가 출범하고 새로운 법령이 시행되면 다시 2차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황 전 국장은 "검찰은 수사에서 손을 떼고 공소 유지에만 힘을 써야 한다"며 법무부를 떠나기 직전까지도 검찰과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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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인권국장의 부적절한 인권 감수성
황 전 국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들의 실명 명단을 공개하며 "오랫동안 추적해왔다""쿠데타 세력"이라 밝힌 것은 이런 황 전 국장의 이력을 반영한 정치적 제스처란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학계에선 그가 법무부의 전직 인권국장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권 연구 전문가인 성균관대 구정우 사회학과 교수는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황 전 국장에겐 그의 인권만 중요하고 다른 검사들의 인권은 보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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