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지연 끝에 23일 비례후보 명단 확정
가자평화인권당 반발 속 강행…졸속 검증 우려 불가피
정도상 더불어시민당 공관위원장(왼쪽 두번째)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를 앞두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3.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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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시민당(더시민당)의 비례후보 명단이 수차례 지연 끝에 발표됐으나 참여 정당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시민당은 23일 오후 4시 민주당과 소수정당, 시민사회 추천 비례후보 34명(여성 19명·남성 15명) 명단을 발표했다. 24일 오전 최고위에서 비례후보 순번을 정한다.
애초 전날 소수정당과 시민사회 추천 후보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심사가 길어지면서 이날 오전 8시로 연기했다. 공관위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6시40분까지 '밤샘' 2차 회의를 열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오전 발표 일정도 미뤘다.
공공의료 부문 후보 추가 공모 역시 공모 직전 공지해 3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더시민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26~27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일주일 안에 비례후보 명단을 확정할 방침을 세웠다.
촉박한 일정 가운데 참여 정당 중 가자!평화인권당이 가자환경당에 이어 비례후보에서 배제된 것에 반발해 민주당 성토 기자회견을 여는 등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해당 정당은 강제징용 피해자 대책 등을 위해 활동하는 곳으로, 공천 갈등에 더시민당 불참을 선언했다.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공동대표는 "배우지 못하고 힘없는 노인들이 천원, 오천원씩 모아 만든 정당"이라며 "민주당이 우리를 실컷 써먹고 문밖으로 쫓아냈다. 강제징용 정당을 이용하고 헌신짝처럼 버렸다. 일본 아베 총리보다 더 나쁘다"고 민주당을 규탄했다.
더시민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일단 연대하기로 했지만 애초 정당 간 유대관계 등이 없다 보니 '같이 안고 가자'는 분위기라기보단 특정 정당과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거부감이 강하다"고 했다.
민주당 비례후보들도 불만이 적지 않다. 전날 비례후보 10번 이상의 후보 일부는 당에 '앞순위를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24일 오후 당사에서 초선 비례·지역구의원을 중심으로 한 불출마 의원을 만나 당내 잡음 봉합에 나선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현해 앞순위 배치 가능성에 "(소수정당과) 신의를 지켜야 한다"며 배정 번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유례없이 '속성'으로 진행된 공천 과정은 후보의 부실 검증 위험성을 안고 있다. 향후 선거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득표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 표출된 정치세력간 갈등도 일단 '덮어 두고' 출발할 수 밖에 없는 촉박한 일정이다. 공당의 공천이 지나치게 '졸속' 처리됐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민주당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당선권에 애매하게 걸친 비례후보들을 중심으로 지도부에 의견을 표명했으나, (그들이) 무슨 힘이 있겠나. 수긍하는 수밖에 없다"며 "검증이 제대로 됐을지에 대한 의문은 누구에게나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한다. 더시민당 공관위가 제대로 검증했기를 바란다"고 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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