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생산 70% '멈춤'
기아차 사실상 멕시코만 정상가동
포스코·현대제철도 인도생산 중단
자동차부품 중소·중견 협력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서울 서초대로 자동차산업회관에서 자동차부품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신달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오른쪽 두번째)이 간담회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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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해외 자동차 생산절벽이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미국, 유럽에 이어 인도 등 글로벌 주요 생산기지의 가동을 중단해 해외생산의 약 70%가 라인을 멈췄다. 글로벌 주요 생산거점뿐 아니라 지역 공략 기지들도 코로나19 리스크에 노출돼 해외생산 올스톱이라는 전례없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차, 해외생산 70% 일시중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의 셧다운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첸나이 공장 가동을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가 31일까지 첸나이를 비롯한 칸치푸람, 뭄바이 등 75개 도시의 병원, 관공서, 식료품 등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의 운영을 중단시킨 데 따른 것이다.
첸나이 공장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생산실적이 50만대를 넘어 현대차의 해외 생산기지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가동률도 95%를 넘는다. 그만큼 이번 가동중단에 따른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해외 생산공장 7곳 중 미국 앨라배마, 체코 노쇼비체, 인도 첸나이 등 3곳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지난해에 3·4분기까지 현대차가 해외에서 생산한 147만대 중 이들 3곳의 생산대수는 101만대로 70%에 육박한다. 터키 이즈미트 공장(12만5943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18만300대), 브라질 피라시카바 공장(15만7582대)과 가동률이 미미한 중국 공장이 생산 중이지만, 이들 물량은 같은 기간 47만대선으로 인도 첸나이 공장(52만8237대)에도 못 미친다. 더구나 터키, 러시아, 브라질 모두 코로나19 기세가 맹렬해 인도 정부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조만간 나올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경우 현대차의 해외 생산은 전면 마비된다.
■기아차 인도 공장 가동중단 검토
기아차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의 가동중단 검토에 들어갔다. 인도 정부가 방침을 정한 75개 지역에 포함되지 않지만, 임직원 안전을 위해 일시 생산중단을 고심 중이다.
이미 외국인 입국금지와 인도 전역 일시 통행금지 등으로 현지 마케팅과 부품조달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동을 중단할 경우 올해 셀토스 등으로 현지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려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앞서 미국 조지아 공장,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멈춰 세웠다. 인도 공장까지 가세하면 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 5곳 중 3곳이 가동중단된다.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는 중국을 빼면 해외에서 정상가동 중인 곳은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뿐이다. 페스케리아 공장의 연간 생산대수는 21만~29만대선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은 이날 하루 텔루라이드 엔진 공급 등을 위해 일시 재가동했지만 24일에도 생산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세를 꺾기 위한 고강도 조치가 다른 국가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자동차 업계가 최단기간 글로벌 생산기지의 도미노 셧다운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 세계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BMW, 다임러, GM, 도요타, 혼다, 르노, 닛산,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북미, 유럽지역 생산기지의 가동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한편 인도 주정부의 지침에 따라 포스코는 현지 2개 가공센터의 생산을 멈췄고 현대제철 역시 강관공장 등 3개를 셧다운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정부별 공장 셧다운 지침에 따라 푸네가공센터와 델리가공센터를 3월 31일까지 가동중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에 냉연·도금제품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가공센터 포스코 인디아 PC, 포스코 IPPC(푸네), 물류법인 포스코 ISDC 등을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 역시 첸나이의 자동차강판 가공공장(SSC), 강관공장을 오는 31일까지 문을 닫는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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