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통제에 발목잡힌 건설사
규제 덜한 오피스텔로 수익 만회
작년 전용60㎡ 초과 물량 2배 쑥
"주택공급 활성화엔 역행"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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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엄격한 분양가 통제를 피해 아파트를 짓는 대신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상을 할 필요가 없어 분양가 책정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이 같은 사례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분양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아파트 대체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중대형 오피스텔 공급은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 오피스텔 분양은 지난 2017년 1만 4,530실에서 2018년 1만 5,160실로 증가했지만 2019년 9,351실로 약 62% 감소했다. 하지만 전용 60㎡ 초과 중대형 오피스텔 공급은 지난해 반등했다. 전용 60㎡ 초과 오피스텔은 지난 2017년 283실 분양된 이후 2018년 117실로 줄었다가 지난해 228실로 거의 두 배 늘었다.
앞으로 아파트 대체용 오피스텔의 공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심해지면서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나서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비주거 상품이기 때문에 주택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 아파트를 지어 수익을 못 낼 바엔 오피스텔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실제로 세운지구 정비사업 시행자인 한호건설은 세운지구 내에 4,600가구의 아파트를 지으려던 계획을 바꿔 오피스텔과 오피스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지만 가격 간 차이가 수백만 원에 달한 탓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우건설과 함께 조성할 예정인 세운6-3-3구역 약 700가구는 오피스(업무상업시설)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세운6-3-4구역(대우건설) 약 600가구와 세운3-1·4·5구역(현대엔지니어링) 998가구(일반분양 899가구)도 당초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증한 탓에 비용 부담이 큰 수요자 입장에서도 오피스텔은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에 비해 대출 문턱이 낮고 매수해도 주택 청약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02.26으로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문제는 규제를 피해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것이 주택시장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심해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찾을 뿐 결국은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서도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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