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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도쿄올림픽 결국 연기 수순…`3가지 시나리오` 모두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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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올림픽 연기 시사 ◆

매일경제

일본 도쿄 오다이바 마린파크 앞 도쿄올림픽 기념물을 배경으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그동안 올림픽 강행을 고수했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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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조짐이 없자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강행 의지를 누르고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사실상 연기로 가닥이 잡히면서 과연 연기 시점이 언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날짜를 옮겨 치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도쿄올림픽 중계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쏟아부은 미국 NBC방송은 중계권료 계약에 '다른 주요 스포츠 행사와 겹치지 않는 해에 올림픽이 열린다'는 내용을 조건으로 달았다. 당연히 NBC나 다른 중계권사 수익에 방해가 되는 시기로는 연기하기가 힘들다.

현재 올림픽 연기 시나리오는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10월이나 1년(2021년 여름) 또는 2년(2022년 여름) 연기 등 세 가지 가능성으로 좁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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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연기 시나리오

'가을 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역사에서 두 차례 있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이 10월에 열렸고 1988년 서울에서 열린 올림픽도 여름 무더위를 피해 9월에 열린 적이 있다. 캐나다 방송 CBC도 최근 일본 열도에 태풍이 몰아치는 9월보다는 10월이 새로운 개막 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올림픽 중계권사인 NBC다. 10월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유럽프로축구리그,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등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시즌을 재개해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을 펼칠 시기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NBC가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일 수밖에 없다. 또 프로스포츠 시즌이 본격화되며 올림픽 출전을 원했던 타이거 우즈(미국·골프), 로저 페더러(스위스·테니스), 미국 농구 드림팀 등 올림픽 흥행을 이끌 스타 선수들도 각 종목 대회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없다면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 1년 연기 시나리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1년 연기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올림픽과 관련한 발언 등에서 한목소리를 내왔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1년 연기 발언은 일본 정부 의도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년 연기'는 아베 총리에게 정치적인 부분에서 가장 유리하다.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 7~9월에 열리게 된다. 이는 아베 총리 임기 만료일 2021년 10월 21일,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일 2021년 9월 30일 직전이다. 하지만 '1년 연기'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내년 7월 16일부터 8월 1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이어 8월 7~16일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예정돼 있다. 올림픽이 연기되면 일단 이들 대회 기간과 맞물린다.

또 1년 뒤 경기장 등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대표적인 곳이 올해 도쿄올림픽을 치른다면 메인 프레스센터가 마련될 도쿄빅사이트다. 내년 7월 말께 다른 행사를 위한 대관 등이 이미 마무리된 상태다. 또 다른 경기장들 역시 국제 경기는 물론 콘서트 등을 위한 대관이 이뤄진 사례도 적지 않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IOC도 "어떤 연기든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림픽 때 아주 중요한 몇몇 경기장은 대관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 2년 연기 시나리오

현실적으로는 도쿄올림픽 조직을 재정비하고 다시 준비할 시간이 있는 '2년 연기'가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2월),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11~12월)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진다. 다행히 도쿄올림픽이 열릴 예정인 7~8월에는 초대형 스포츠 경기가 없다. 일본에서도 "아예 2년을 연기해 2022년을 올림픽의 해로 만들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일본 내부적인 문제도 크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한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는 현재 원전 인근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이들 탱크가 저장 한계가 달하는 것이 2022년이다. 2년을 연기하면 후쿠시마원전 주변의 방사선 문제가 지금보다 더 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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