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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미국판 우한` 된 뉴욕주…재난지역 선포에 주방위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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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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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동부 뉴욕주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전체에서 확진자가 3만4000명가량 나왔고 뉴욕주에서만 1만6000명 이상 발생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고 전했다.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맨해튼 월가를 포함한 뉴욕시만 따져도 9000명을 웃돌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NBC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4월은 3월보다 더 나빠질 것이고, 5월은 4월보다 더 악화할까 봐 두렵다"며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부족 사태가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망자 수(150명) 역시 미국 지역사회 감염의 진원지인 워싱턴주(95명)를 넘어섰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검사를 받은 사람 중 13%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공원이나 공공장소에 모이는 몰지각한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으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인구의 40%에서 80%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산 속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어쨌든 바이러스 특성상 퍼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는 시험약 투약과 함께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할 경우를 대비해 병상 확보 차원에서 25일부터 비필수적인 수술은 중단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병상이 25∼35% 정도 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주는 치료제가 아직 없는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시험약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뉴욕주는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7만정, 지스로맥스 1만정, 클로로퀸 75만정을 각각 확보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자가 3만명을 넘어선 미국은 주방위군까지 동원해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등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전쟁을 하고 있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끔찍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 재난지역 지정에 따라 주방위군 파견 비용을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으로 지원하게 됐다.

3개 주에 동원되는 주방위군은 의료시설에 파견돼 코로나19 검사 등 각종 지원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공병단을 동원해 해당 주에 대규모 병상을 갖춘 치료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뉴욕에는 1000개 병상 규모의 치료소 4곳, 캘리포니아주에는 총 2000개 병상을 보유한 치료소 8곳이 각각 설치된다. 워싱턴주에는 1000개 병상을 갖춘 3개 대형 진료소와 4개 소형 진료소가 건설된다. 아울러 뉴욕에 이어 로스앤젤레스에도 미 해군 병원선이 급파되고, 연방정부가 보유한 의료장비도 3개 주에 공급된다.

의회에선 여야가 긴급구제 법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책임 공방까지 빚어졌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플로리다주와 경쟁하고 있다"며 "앞으로 11만개 병상이 필요하지만 어떤 자금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의료장비와 용품의 국유화를 연방정부에 요청했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인공호흡기 등의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22일 오후 11시(현지시간) 현재 미국 내 감염자는 3만3276명, 사망자는 417명으로 늘었다. 하루 사이에 감염자가 7000명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까지 미국인 총 25만4000명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주)은 이날 상원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양성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워싱턴DC는 벚꽃 구경을 나선 상춘객이 몰려들자 일부 도로를 폐쇄했다. 이날 오하이오주, 루이지애나주, 델라웨어주 등도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리는 등 현재까지 모두 8개 주가 총 1억여 명의 미국인에게 집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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