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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中, 무증상 환자 4만여명 통계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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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정부 기밀문서 인용 보도

中 공식 수치의 절반···비판 커져

중국에서 4만3,000여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환자가 중국 정부의 공식 확진자 통계에서 누락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환자 숫자를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인용해 “중국 내에서 지난달 말까지 다른 질병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발열·기침 등 관련 증상을 나타내지 않은 무증상 환자가 총 4만3,000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까지 발생한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8만1,093명의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다. 이를 합치면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는 12만명을 훌쩍 넘어선다는 얘기다.

SCMP는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달 7일부터 기준을 바꿔 발열·기침 등 관련 증상이 없으면 코로나19 확진자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은 증상이 없더라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나타내면 확진자로 본다. 호팍룽 홍콩대 교수는 “무증상 환자는 기침을 하지 않아 기침을 통한 감염은 없겠지만 비말(침방울)로 인한 감염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축소·조작 논란으로 공식적인 ‘종식’ 선언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커지는 셈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우한에서 4일 연속 신규 환자가 없었지만 무증상 감염자가 대중의 걱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명, 사망자는 9명에 그쳤다. 대부분의 확진자는 해외에서 귀국한 중국인을 말하는 역외유입 사례다. 중국에서는 일단 코로나19를 억눌렀다고 보고 낙관적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물론 이는 침체국면에 들어선 글로벌 경기와도 결이 다른 주장이다. 천위루 인민은행 부행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2·4분기 경제지표들이 의미 있는 개선을 보여줄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부행장은 중국 정부가 감세와 대출기준 완화, 추가 유동성 공급 등 온건한 경기 진작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단행된 수조달러의 재정지원, 가파른 금리 인하 등과 대조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후유증을 앓고 있어 다시 대규모로 돈을 풀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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