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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인천 항만이용료 부산 5배…中企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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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3일 인천본부세관에서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왼쪽 셋째)과 김윤식 인천본부세관장(왼쪽 둘째)이 수출입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중소기업옴부즈만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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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한민국인데 항만 시설 이용료는 3~5배나 비싸게 받는 게 말이 안 됩니다. 인천항만공사만 물류창고 임대료를 부산의 5배를 받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바뀌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도대체 이해하는지 잘 모르겠어요."(최승원 인천물류창고협회 회장)

"인천국제공항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천공항에 관세사 사무실 188개가 있는데, 월 300만원이나 하는 임차료를 좀 낮춰 달라고 했지만 공항공사 측에서 거부했습니다."(박중석 인천공항관세사회 지부장)

박주봉 중소기업옴부즈만이 23일 인천본부세관 회의실에서 인천지역 수출·물류 업계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지역 업체들 어려움을 듣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업체들은 시설 사용료가 과도하다는 문제, 수출입 과정에서 통관 절차가 오래 걸리거나 최근 마스크 수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먼저 인천항만공사의 물류창고 임대료가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승원 인천물류창고협회 회장은 "다른 지역에 있는 업체에 비해 인천 업체들은 지난 10년 동안 업체 한 곳당 대략 30억원에서 50억원을 더 지불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감면해주는 데서도 부산·광양·평택 등 다른 항만공사들은 50%씩 감면해주는데 인천만 20%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도 4월부터 6개월만 해준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박 옴부즈만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자세히 알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임대료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 청사에 입점한 소상공인을 위해 임대료 감면과 구내식당 폐쇄 등 조치를 취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박중석 인천공항관세사회 지부장은 "인천공항에 관세사무실 188개가 있는데, 임대료를 낮춰 달라는 말에 전혀 무감각하다"고 성토했다. 그는 "심지어 지난주 월요일(16일) 공문도 발송했는데 답신조차 없다"고 털어놨다.

박 옴부즈만은 "공문 이전에 구두 협의는 없었냐"며 "월 임대료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알려 달라"고 관심을 보였다. 이어 그는 "수출입 물동량이 타격을 받으면서 그쪽도 감면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임대료 문제에 대해 이경문 한국항공화물터미널 상무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주로 토지사용료를 받고 거기에 건물을 지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업체들이 임대료를 받는 구조"라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토지사용료를 줄여줘야 하는데, 그간 거래도 안 되는 공항용지 공시지가가 올랐다는 이유로 토지사용료를 올려왔다"고 비판했다. 이 상무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토지사용료의 10%만 감면해줬다.

마스크 수출이 금지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건용 마스크가 아닌 패션 마스크나 운동할 때 쓰는 마스크까지 수출이 제한되다 보니 해외 바이어와의 거래에서 큰 곤란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박기수 버텍스코리아 대표는 "정부 지침 때문에 전수 검사하다 보니 특송업체에 맡겨도 통관이 안 되면서 수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방역용도 아니고 운동할 때 쓰는 것조차도 수출하기 어려운 현재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박 옴부즈만은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에도 이 같은 건의가 나와 관세청과 중소벤처기업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함께 기준을 만들고 있다.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기준을 빨리 마련해서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식 인천본부세관장도 "세관 차원에서 업계에 대한 지원 방안이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이 밖에도 환율이 갑자기 올라 최근에 송금하면서 700만원 이상 손실을 봤다는 이야기 등 수출입 업체들의 생생한 애로 사항이 이날 간담회에서 나왔다.

[인천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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