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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T단상] 에너지 인프라 사업으로 경제 위기 극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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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경제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 증가했지만 일평균은 11.7%나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10포인트(P)나 하락한 65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래 최대 하락 폭이다. 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출이 어려운 때는 내수로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취약계층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로·하천공사 등 건설토목 인프라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일거리 자체가 별로 없다. 이번 코로나 경제 위기 대책으로 그동안 투자가 미흡하게 이뤄져 온 에너지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로 필요한 인프라 투자는 재생에너지용 전력계통이다. 태양광·풍력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로 지난해 말 기준 전력계통 접속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는 3만8000건, 24기가와트(GW)에 이른다. 미접속 해소를 위한 전력 인프라 투자에는 당장 2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추가될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해서는 1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서남해안 지역과 수요가 집중되는 수도권을 연결할 최신 기술의 직류송전망(HVDC)을 환경 친화형인 서해안 해저를 이용해 건설하는 것을 제안한다.

둘째로 필요한 인프라 투자는 고속전철 지선화다. 교통수단의 전기화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화와 더불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3대 방안이다. 고속전철은 전기차·전기선박·전기비행기보다 먼저 상용화된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고속전철 지선화 사업은 경부선·호남선 등 기존 고속전철 간선에 전국의 혁신도시와 지방 중소도시를 지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예컨대 고속철이 없는 청주역과 오송역 간 지선을 운행하되 청주-서울 간 직통도 둔다. 이렇게 전국의 수십개 지역 도시들이 대도시와 고속으로 연결되면서 국가 균형 발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 고속철 지선화 사업은 철강·전기전자·기계 분야 내수 진작과 환경 개선 측면에서 지방 공항보다 더 크게 기여할 것이다. 사업 규모는 총 10조원대로 추산된다.

셋째로 고려할 사업은 지역경제·일자리 효과가 큰 건물 에너지 인프라다. 특히 아파트·빌라·개인주택의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단열과 에너지효율기기 보급 사업은 일자리 창출 및 경기 부양에 큰 효과가 있다. 태양광 패널을 아파트 벽면 전체에 설치하는 도시 에너지 시범 사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급속도로 늘고 있는 수요에 맞춰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적극 구축할 필요가 있다. 모두 내수 활성화는 물론 수출산업화까지 유망한 분야다.

에너지 인프라 사업들은 대략 투자 1조원에 약 2조6000억원의 생산과 부가 가치 유발 효과가 있고, 52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5조원 규모로 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착수한다면 13조원의 내수 진작이 기대되는 것이다. 에너지 인프라 사업은 그 자체로도 경제성과 효용성이 크지만 다른 산업 발전, 환경 개선, 사회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기여 등 파급 효과가 더 크다. 지금이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ctrim@ketep.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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