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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대한항공, 회사채 아니라 매출담보 'ABS'로 돈줄 풀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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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매출담보 부담되지만 부채비율 높아 회사채 발행 힘들어, 타 항공사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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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Pandemic)을 선언한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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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로 항공업계는 이미 자체 자금으로는 한계에 부딪치며 유동성 위기에 진입한 상태다.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 특성도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고 회복도 불투명해 회사채 발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은 물론 기업 채권 발행 시 정부 보증도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30일 6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기로 했다. 당장 자금난 해소를 위한 목적이다. ABS는 미래에 발생될 매출을 미리 담보로 잡아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항공사의 경우 대부분 항공기 운임을 담보 기초자산으로 잡는다.

대한항공이 기업들의 일반적 자금조달 방식인 회사채가 아니라 ABS를 발행해 유동성 문제를 풀려는 것은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ABS는 담보로 잡힌 자산의 부실률이 높아지면 갑작스럽게 상환 문제가 발생해 기업 입장에선 발행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ABS를 발행하는 것은 그만큼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다. 대한항공의 총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2조2370억원(영구채 포함)인데 이중 4950억원은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상황별로 다르지만 평균 80%를 회사채 등으로 조달하며, 나머지 20%를 ABS로 맞추는 식으로 자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회사채 발행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올초 CP(기업어음)와 단기사채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힘들어졌다. 기업 인수를 결정한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의 자금 유입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아예 ABS 발행도 막힌 상태다. 신용등급 문제로 회사채 발행은 고사하고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며 향후 매출을 담보로 한 ABS 발행도 여의치 않다.

LCC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어야 ABS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항공사들 대부분이 적자 상태인 만큼 이 방식의 자금조달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이 줄기차게 앞으로 발행할 채권에 대해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 발행이 불가능하다. 항공업계는 이에 더해 정부의 긴급 유동성 지원 규모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도 자금 유동성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주요 해운사들은 높은 부채비율 탓에 대부분 영구채를 통해 자금조달을 하고 있다. 다른 방식은 원금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사실상 선택지는 영구채밖에 없다.

해운사 관계자는 "영구채는 당장 상환 부담이 없어 차질 없이 자금이 조달되고 있다"며 "하지만 해운 업황이 더 악화되면 낮은 신용도 때문에 이런 자금조달도 힘들 수 있다"고 밝혔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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