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정당 난립에 교통정리 애먹는 집권여당
신생 티 못벗는 더불어시민당, ‘친문’ 색 열린민주당
자당 비례후보 부글부글… 비판하던 ‘의원꿔주기’도 임박
열린민주당 비례대표후보자 추천관리위원인 정봉주 전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출마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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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결국 위성정당 카드를 꺼내 든 더불어민주당이 후폭풍에 흔들린다. 사실상 위성정당 역할을 하는 더불어시민당에 이어 위성정당을 자임하는 열린민주당이 등장하면서 교통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 중심을 잡아야 할 집권여당이 위성정당 난립을 방조해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근간을 흔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불어시민당은 23일 오전 비례대표 후보를 공개하려다 급하게 취소했다. 공공의료분야에 적합한 후보가 없다며 4시간짜리 재공모를 냈다. 전날 한차례 발표를 연기한데 이어 두 번째 연기다. 4·15총선 후보등록일(26~27일)을 겨우 3일 남겨놓고 번갯불에 콩 볶듯 후보를 찾겠다는 것인데 부실한 후보검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시민당이 허둥지둥하는 사이 열린민주당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우며 ‘친문’ 지지자에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총선이 끝난 후에 민주당에 합류할 것이라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선거법상 봉쇄조항인 3% 이상 득표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며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등 민주당계 위성정당이 난립하자 민주당만 난처하다.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집요하게 비판해왔는데 한술 더 뜨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바뀐 선거법상 봉쇄조항만 넘어선다면 위성정당이 많을수록 의석확보에는 더 유리해 사실상 방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총선 이후 민주당이 제일 많지 않다면 (열린민주당과)연합하면 된다”고 발언하는 등 사실상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민주당계 위성정당이 난립양상을 보이자 애초 민주당이 공천한 비례대표 후보들의 불만이 커진다. 더불어시민당 참여를 결정하면서 소수정당에 선순위를 양보하고 11번부터 자당 후보들을 공천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지난 22일 당지도부에 비례대표 순번의 앞 번호 배치를 요구하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과거 행적을 할 수 없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 후보에 왜 표를 줘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꿔주기’라고 비판해왔던 위성정당 현역의원 파견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더불어시민당에 최소 7명 이상의 현역 의원을 파견보내기로 했다. 선거를 앞두고 투표용지에서 순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불출마 및 컷오프(공천배제)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무 논의에 들어갔다. 25일에는 파견 의원명단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며 비례대표 의원 제명을 결정할 의원총회도 잠정했다. 이미 경선에서 탈락한 정은혜 의원이 “당적을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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