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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만났습니다]엄중식 "문열기 급급한 생활치료센터…'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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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생활치료센터 준비 없이 사람 몰아넣기 바빠

중증도 분류 안되고 방어복 착탈의 훈련도 못할 상황

물자 지원 부족하고 입소 환자 신규 처방도 어려워

환자 모인 생활치료센터가 외려 위험한 상황될 판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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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준비가 너무 안 돼 있다. 외려 생활치료센터가 위험해질 상황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대기하던 이들을 빨리 생활지원센터로 밀어넣겠다는 일념만 너무 강한 거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생활치료센터는 병원 입원이 되지 않는 ‘경증’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모든 환자 입원 치료’에서 ‘중등도 이상 환자 입원 치료’ 원칙으로 치료체계를 수정했다. 엄 교수는 지난 12일부터 1박 2일 그리고 헤당 주말(14~15일)을 대구·경북 지역의 확진자 자가격리자를 수용하는 충주의 한 생활치료센터에서 보냈다.

엄 교수는 이 생활치료센터 상황을 거론하며 “원래는 65세 이하의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이 입소하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170명 가운데 10명가령의 폐렴환자들이 있어 급히 병원으로 보냈다”며 “환자 중증도 분류도 안 되고 의료진에 대한 물자 지원도 부랴부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이 생활치료센터에 환자들이 입소하기 30분 전에야 방호복(레벨D)이 의료진에게 지원됐다고 지적했다. 방호복은 착탈의가 어려워 의료진이라도 사전에 동영상 등을 보며 연습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급박하게 방호복 등이 지원되면서 제대로 착용법을 익히진 못한 의료진의 감염 노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생활치료센터가 급하게 조성되고 의료진 역시 경험이 부족하거나 전무한 상태에서 급파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엄 교수가 다녀온 생활치료센터에 자원한 의료진(군의관 4명·간호사 6명·간호조무사 6명) 가운데 실제 군의관 4명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처음 방호복을 착용했다고 한다. 엄 교수는 “최소한 이틀 전에는 준비가 돼 착탈의 훈련을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함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 중에도 해열제와 같은 일반의약품외에 완전히 새로운 질환으로 전문의약품을 처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의사가 없으니) 처방할 방법이 없다”며 “지금 이런 상태로 계속 생활치료센터가 개소되고 운영되면 대구 경북 지역 외의 생활치료센터에서도 똑같은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한감염학회는 16일 ‘코로나19 대유행 선언에 따른 대정부 권고안’에서 “급히 조성된 생활치료센터에 많은 환자가 동시 입소해 환자와 근무자의 건강과 안전 문제가 확인되고 있다”며 “제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생활치료센터의 운영책임자, 운영표준모델, 운영매뉴얼, 체크리스트 등을 확립해 안전한 치료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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