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예배서 "전광훈 말씀 거역은 하나님 거역·대적하는 것" 주장
출동한 경찰·서울시에 "고소·고발에 책임 묻겠다" 목소리
현장점검 항의하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양정우 기자 = 주일예배를 강행하며 방역수칙을 위반해 집회 금지명령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목회자들이 예배 동안 신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주장들을 펼치는가 하면서 방역점검에 나선 관계기관을 형사 고소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랑제일교회는 자칭 '광야교회'로 부른 청와대 인근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면 죽어' 등 막말 물의를 일으킨 전광훈 씨가 담임 목사로 있는 곳이다. 전씨는 최근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23일 유튜브 계정인 '너만몰라TV'에 올라온 22일 사랑제일교회 예배 영상을 보면 연단에 오른 A목사는 기도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옥중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겠냐"며 "죽음을 이미 초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누구도 (전광훈) 목사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 달라"는 주장을 폈다.
기독교에서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한 유일한 존재다. 피조물인 인간을 하나님과 동격에 올려놔 신격화하는 것은 정통을 크게 벗어난 이단의 교리로 여겨진다.
A목사는 또 "바울 목사(사도 바울)님이 옥중에서 한 모든 말씀은 살아 역사하고 있다"며 "우리 목사님의 육체는 가둬놨지만, 그 말씀은 살아 역사하고 더 강력해지고 있다"며 기도를 올렸다.
이어 "어찌하여 주일예배에 경찰이 동원되고, 공무원이 동원돼 예배를 체크하고 있느냐"며 "주의 이름으로 물러나게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배 사회를 본 B목사도 설교 이후 신도들에게 주중 구국기도회와 새벽기도회 일정을 알리면서 "오늘도 경찰이 동원돼서 예배 오는 길목을 막고, 서울시에서 나와 전수 조사한다고 해 한바탕 난리를 쳤다"며 예배 자제를 권고하는 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종암경찰서장을 고소·고발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고, 서울시에도 예배 방해와 종교 탄압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신도들이 이 발언에 박수를 치며 호응하자 B목사는 "서울시 관계자도 눈 있으면 보라. 얼마나 질서정연한가. 2m 안 돼도 간격 다 띄고 (예배) 한다"고 주장했다.
예배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예배 말미에 단상에 올라 설교를 하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영상을 통해 교회당 안팎의 예배 장면을 보면 정부가 준수를 당부한 감염병 예방 준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교회당 안팎의 신도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1∼2m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앉았다. 교회당 밖 개별 의자에 앉아 예배를 참석한 신도들은 이격거리가 거의 없이 붙어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10여명의 젊은 남녀로 구성된 찬양대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예배 말미에는 신도 일부가 예배당 앞 좌석 복도로 몰려나와 선 채로 손을 위로 흔들며 춤을 추고 노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