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녀간 산동 산수유마을의 방역 현장. 코로나19로 전국 봄축제들이 대부분 취소됐으나 예년과 같은 수준의 상춘객들이 해당 지역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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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남지역 봄축제들이 대부분 취소됐지만 수만 명의 상춘객들이 찾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역 주민이 "꽃구경은 자제해달라"고 올린 글이 화제다.
글쓴이는 지난 22일 올린 글에서 "전라남도에서 봄꽃축제로 유명한 구례와 광양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축제를 취소하고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런데 사람들은 이때다 싶어서 왕창 다녀갔다"고 말했다. 이어 "산동 산수유마을에 차가 못 들어갈 정도로 차들이 가득했다"며 "마스크 안낀 사람도 진짜 많았다. 지역민들이 불쾌해하는데 오늘도 사람이 많이 왔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특히 코로나19 경주 35번째 확진자가 구례 산수유마을과 사성암을 다녀갔다는 재난 문자를 공개하며 "인구 3만도 안되는 도시고 노인 인구가 정말 많은 시골이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꽃구경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23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부산시 106번 확진자(62세·여성)와 107번 확진자(62세·남성)는 경주 35번 환자(60세·여성)와 산수유 마을 꽃축제에 방문했다.
이들을 포함한 5명은 승용차를 이용해 지난 1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구례 산동면 산수유 마을 일원과 지역 식장, 문척면 사성암 등을 방문하며 꽃놀이를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함안 거주 지인은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김해에 거주하는 지인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구례군은 코로나19 방지 차원에서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취소했지만 상춘객들의 발길은 끊기지 않고 있다. 특히 산수유꽃이 만개했던 지난 14~15일엔 이틀간 3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는 예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광양매화축제'가 취소된 매화마을에도 지난 16일까지 총 31만 명이 다녀갔으며 지난 14~15일엔 8만 9000여 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봄축제를 취소했음에도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몰리자 광양시는 현수막과 SNS를 통해 방문 자제 요청에 나섰다. [사진 출처 = 광양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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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봄나들이로 몰리자 전남 지자체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23일 "당초 지난 3월 6일부터 15일로 계획됐던 축제는 코로나19로 취소됐던 상황이었다"며 "코로나19로 안 오실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차원에서는 강제로 통제할 수는 없어 '축제가 취소됐으니 방문을 자제 바랍니다' 문구의 현수막을 걸고, SNS를 통해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마을에 계신 분들이 민원을 넣기도 하셨지만 강제 통제는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당시 인파가 몰리면서 불법 노점상 신고 및 교통안내를 용역에 맡겼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광양시 측은 SNS를 통해 "부탁말씀 드립니다. 광양매화축제가 취소됨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많이들 오신다"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니 매화마을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광양시와 같이 노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봄맞이 여행객들을 더욱 꺼리고 있다.
청산도 유채꽃으로 유명한 완도군도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를 취소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완도군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다.
완도군에 거주하는 박태금 씨는 "지역민들은 현재 관광객 방문에 매우 예민한 상황"이라며 "군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방문 금지 홍보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노년층이 많은데 누구 하나라도 걸리면 큰일"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방문을 삼가는게 지역사회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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