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빅픽처스 "불가피한 선택"vs 콘텐츠판다 "이중 계약"
[서울=뉴시스]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03.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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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영화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결정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사냥의 시간' 해외 판매를 담당한 콘텐츠판다는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배급·투자를 맡은 리틀빅픽처스는 "넷플릭스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혀 법적 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리틀빅픽처스와 넷플릭스는 "영화 '사냥의 시간'을 다음달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단독 공개한다"고 밝혔다.
영화 '파수꾼'(2011)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이제훈·안재홍·최우식·박정민·박해수 등이 출연했다.
순제작비는 90억원이며,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는 115억원이 넘는다. 손익분기점은 관객 300만명 선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초 영화는 지난달 26일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리틀빅픽처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개봉을 연기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리틀빅픽처스는 넷플릭스에 제안하면서 이번 일을 성사시켰다.
리틀빅픽처스 측은 "코로나19 위험이 계속되고 세계적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여러 방안을 생각하다가 가장 효과적이면서 더 많은 관객들을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극장도 어려워졌다.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다. 콘텐츠 판다에 먼저 협조 요청을 했다. 해외 판매 취소로 발생하는 손해, 배상 문제는 우리 쪽에서 감수하겠다고 설득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콘텐츠판다는 "넷플릭스 단독 공개는 동의없이 이뤄진 일"이라고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03.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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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판다는 "'샤낭의 시간'을 약 30여개국에 선판매했으며, 추가로 70개국과 계약을 앞두고 있었는데 리틀빅픽처스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콘텐츠판다는 '사냥의 시간'의 해외 세일즈사임과 동시에 투자사인데, 리틀빅픽처스는 당사와 충분한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다. 3월 중순 공문발송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해지 의사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는 차선책을 제안하며 이미 해외판매가 완료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처스는 투자사들에게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사와 글로벌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알리는 과정에서 콘텐츠판다만을 누락시켰고,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중계약 소식을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방적인 행위로 인해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해외 영화시장에서 쌓아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단순히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으며, 당사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자체의 신뢰에 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를 포함해 해외 영화사들이 확보한 적법한 권리를 무시하고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리틀빅픽처스의 이중계약은 해외 영화사들이 콘텐츠판다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한 계약과 적법한 권리를 무시한 행동이며, 세계각국의 영화사들을 피해자로 만드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국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리틀빅픽처스와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OTT 플랫폼을 선택한 것은 '사냥의 시간'이 최초다. 코로나 여파로 개봉을 미룬 다른 영화들도 OTT를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이후에 한국영화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줄 알았는데, 코로나 여파로 개봉 자체를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코로나 사태를 예견한 것은 아니지만, 또다른 이익을 보고 있다"고 짚었다.
"지금 당장 넷플릭스와 비슷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한국 영화계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상영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 됐다. 극장 개봉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을 선호하고 있으며, 휴대전화·태블릿 등 각종 전자기기가 발달해있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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