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지수가 다시 5% 이상 급락했다. 원화값도 다시 폭락했다. 문제는 날개 없는 추락으로 바닥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한마디로 '멘붕'(멘탈 붕괴)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식시장 바닥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글로벌 경기를 침체에 빠뜨린 신종 코로나바이스 감염증(코로나19)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진정이 관건이다.
금융시장이 '패닉'(공황) 상태에 빠지자 우리나라 정부는 곧 27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는다.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비롯해 증권시장안정펀드를 각각 10조원 이상 조성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23일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한국증권금융 등 비은행 기관 5곳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5개 기관을 대상으로 RP 매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은행 RP 대상 기관은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영증권, NH투자증권, 한국증권금융 등이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시중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 한은은 RP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 한은은 오는 24일에 기일물(14일물 또는 28일물) RP 매입을 실시할 예정이다. RP 대상 증권도 ▲국채 ▲정부 보증채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 ▲은행채 등에서 공기업 특수채까지 확대한다. 또 한은 대출담보증권도 은행채와 일부 공기업 특수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양대 시장에 또다시 매도 사이드카가 발령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6% 넘게 급락출발하면서다. 이에 따라 개장 직후 양대 시장의 프로그램 매매가 잠시 멈췄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21% 하락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의 네 번째 매도 사이드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3.69포인트(5.34%) 추락한 1482.46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일 걸렸던 매수 사이드카를 복기하듯 개인투자자는 921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6400억원, 기관은 3621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900원(6.39%) 하락한 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7.22% 떨어졌다. 코로나19와 관련된 300종의 항체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셀트리온은 14.75%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코스닥 지수도 외국인 매도 우위 속에 5%대로 내려앉았다. 23.99(5.13%) 떨어진 443.76에 거래를 마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말동안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5000명 이상 급증해 3만명을 넘어섰고 미 의회에서 2조달러 규모의 부양책 표결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지연에 따른 일본 경기 부담과 미국 실업자 급증 부담에 대한 우려 등 많은 하방 요인들이 제기된 것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한미 통화스와프(맞교환)로 진정세를 찾는 듯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치솟았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경쟁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위협하는 선까지 떨어지는 등 각종 경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거래일보다 20원 오른(원화값 하락) 1266.5원에 장을 마쳤다.
소병은 NH선물 연구원은 "상품 부실로 인해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이 발생한 2008년과 달리 현재는 바이러스 전파와 유가하락이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으로 전이돼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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