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명 중 1명에 칩거 당부…경기침체 우려 속 봉쇄·격리 강화 딜레마
이탈리아 6만명 확진…사회 전방위 침투에 메르켈까지 자가격리
코로나19로 한산한 런던 트래펄가 광장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에 봉쇄·격리 장벽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축제 가운데 하나인 하계 올림픽의 올해 7월 일본 도쿄 개최는 사태 진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 속에 불투명해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3일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수는 33만9천35명, 사망자수는 총 1만4천705명으로 집계됐다.
유럽에서 가장 피해가 큰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6만명에 육박했고 미국도 확진자가 3만5천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는 경기침체 공포가 체감되기 시작했음에도 활동을 최소화하라는 권고를 궁여지책으로 자국민들에게 되풀이하고 있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봉쇄와 격리에도 코로나19는 사회에 전방위로 침투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급기야 캐나다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채 올해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열리면 불참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 |
◇미국 확진자 3만5천명…국민 3명 중 1명꼴 자택대피령
이날 현재 미국의 확진자는 3만5천209명, 사망자는 471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21일 첫 확진이 나온 지 두 달 만에 3만명이 돌파된 것으로, 전날 오후 2만6천여명이던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9천명 정도나 늘어나는 가파른 확산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확진자가 1만6천916명(사망 153명)으로 가장 많은 뉴욕주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주, 워싱턴주(확진 1천996명·사망 95명), 캘리포니아주(확진 1천812명·사망 35명)가 요청한 연방정부 차원의 중대재난지역 지정을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3개주를 비롯한 주요 발병 지역에 추가 의료지원과 주 방위군의 배치를 지시했다.
미국 육군 공병단은 뉴욕주에 임시 의료시설 건설을 지원하고 미국 해군 병원선인 '머시'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배치된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자택 대피령도 강화됐다.
델라웨어주는 5월 15일까지 식료품 구매와 병원 방문 등을 제외한 불필요한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루이지애나주,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 테네시주의 네슈빌도 자택대피령을 발동했다.
뉴욕,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코네티컷, 뉴저지 등 5개주는 앞서 자택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인 3명 가운데 1명 정도인 1억100만명이 자택대피령으로 발이 묶인 상태다.
이탈리아 나폴리 방역작업 |
◇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獨 "셋이상 모임 금지"·伊 "둘도 금지"
유럽 전역의 확진자 수는 16만명을 넘었으나 들불 같은 기세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5만9천138명으로 코로나19의 진원인 중국(8만1천439명)에 급속도로 다가서고 있다. 이탈리아의 사망자는 5천476명으로 이미 중국(3천274명)을 넘어섰다.
스페인(2만8천768명), 독일(2만4천873명), 프랑스(1만6천243명), 스위스(7천474명), 영국(6천745명), 네덜란드(4천217명), 오스트리아(3천582명), 벨기에(3천401명), 노르웨이(2천385명), 스웨덴(1천934명), 포르투갈(1천600명) 등에서도 확산이 억제되지 않고 있다.
유럽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사람들 간 2m 거리를 유지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취약한 노인계층 등 국민 150만명에게 12주간 집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대처에 시간을 벌겠다며 공공장소에서 3명 이상 모이는 것을 최소 2주 동안 금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공공장소에서 2명 이상 모임을 금지, 모임 자체를 봉쇄했다.
완전한 형태가 아니라면 올림픽 연기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아베 신조 일본 총리[EPA=연합뉴스] |
◇지구촌 최대축제 연기되나…캐나다 '선수 못 보낸다' 선언
도쿄올림픽을 둘러싸고 관중과 선수들의 안녕을 장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기된 연기론은 탄력을 받았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 패럴림픽위원회(CPC)는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의 1년 연기를 요청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에는 선수를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해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에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곳은 캐나다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가운데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올림픽위원회도 자국 선수들에게 2021년 여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해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앞서 노르웨이올림픽위원회, 브라질올림픽위원회, 슬로베니아올림픽위원회 등도 도쿄올림픽을 1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IOC는 도쿄올림픽 연기를 포함한 여러 세부 논의를 시작해 4주 내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이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연기론이 거세지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기 어려우면 연기도 고려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都) 지사도 이날 취재진을 만나 IOC와의 교섭에서 연기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취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노출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이터=연합뉴스] |
◇사회 곳곳 침투…메르켈 자가격리되고 도밍고 확진
바이러스의 무차별적인 확산 때문에 정치인들과 유명인들이 건강을 위협받는 사태도 속출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접촉한 의사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올해 65세인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일 해당 의사로부터 폐렴구균 예방백신 접종을 받았다.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을 예정이며 자가격리 상태에서 업무를 볼 것이라고 독일 정부 대변인은 밝혔다.
성폭력 근절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을 촉발한 장본인인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8)은 교도소 생활 중 동료 수감자 다수와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성추행 파문에 휘말린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79)도 멕시코에 머물던 중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앞서 할리우드 스타 중에는 톰 행크스 부부, 체육스타 중에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케빈 듀랜드와 뤼디 고베르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
jang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