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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분석] 에너지전환 정책 1000일…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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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행사에 참석해 탈원전을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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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는 탈원전과 함께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이 같이 밝히며, 탈원전 정책을 공식 선언했다. 그 뒤 열흘 후 산업통상자원부는 7%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늘로 1000일째를 맞은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3020' 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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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성이엔지에서 직원들이 신제품 태양광 모듈 관련 리뷰와 회의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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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정책 급물살

문 대통령이 탈원전을 공식 선언한 후 정부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목표를 제시하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은 급물살을 탔다. 산업부는 2017년 9월 15일 에너지전환 정책을 공식화했고, 석달 뒤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안을 발표했다.

신규 원전 6기 건설계획 폐지·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 등으로 60년에 걸쳐 단계적 원전 감축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2022년까지 노후 석탄화력 발전소를 조기 폐지하고, 신규 석탄발전 진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재생에너지 비중 20% 달성을 위해 관련 설비를 2016년 13.3GW에서 2030년 63.8GW로 확대키로 했으며, 92조원을 투입해 태양광·풍력 비중을 2016년 38%에서 2030년까지 80%로 늘린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35%로 확대한다는 과감한 목표도 포함했다.

산업부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더불어,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끌어들일 묘책으로 '한국형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시행했다. 30㎾ 미만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별도 입찰경쟁 없이 6개 공급의무사와 계약을 맺고 20년간 고정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확대, 한국형 FIT 도입은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급격히 늘리는 유인책 역할을 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산지 태양광 REC를 기존 1.2에서 0.7로 낮추고,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는 계획입지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는 △탄소인증제 △최저효율제(효율 17.5%) △REC 거래시장 경쟁입찰 확대 △연구개발(R&D) 및 금융구조 개선 등을 담으며 에너지전환에 속도를 냈다.

원전의 경우, 고리1호기에 이어 월성1호기 영구정지를 최종 결정했다. 국내에 신규 원전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수출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산업부는 영국·체코·폴란드 등 정부와 만나 원전수출 지원 계획서를 전달하는 등 수주 의지를 내비쳤다. 향후 100년간 약 549조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원전 해체에도 역량을 쏟기로 했다.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해체 노하우를 습득하고, 민간과 협업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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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성이엔지에서 직원들이 신제품 태양광 모듈 관련 리뷰와 회의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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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보급·미세먼지 저감 성과

정부가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태양광 보급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탈원전 선언·재생에너지3020 정책이 발표된 2017년에는 태양광 신규 보급량이 1363㎿를 기록, 이듬해인 2018년에는 2357㎿가 구축되며 사상 처음 '태양광 2GW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에는 3129㎿가 새롭게 설치되며 전년도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또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치인 2.4GW를 훌쩍 넘는 3.5GW를 기록하며 기대이상 성과도 냈다.

태양광 국산화 비중은 2017년 73.5%에서 지난해 78.7%로 약 5%포인트(P) 상승했고, 태양광 셀 수출 규모는 같은 기간 9800만달러에서 갑절 이상 늘어난 2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18% 이상 고효율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은 2018년 35%에서 지난해 80%로 크게 늘었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허가하지 않고, 노후 석탄발전 감축으로 인한 '미세먼지 줄이기' 성과는 분명했다. 산업부가 지난 1월 석탄발전 8~10기 가동을 정지하고, 최대 49기 발전출력을 80%로 줄이는 상한제약을 실시한 결과 미세먼지 배출량은 작년 대비 42.1% 줄었다. 석탄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을 2배로 강화한 영향도 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석탄발전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무려 45%나 감소했다.

◇원전 수출·요금 인상 등 과제도 산적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풍력 보급은 연간 목표치를 단 한 번도 채우지 못하고 지지부진했다. 좁은 영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상풍력을 확대해야 하는데 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국내 풍력터빈 기술력은 지멘스 등 글로벌 업체와 격차가 여전하다.

태양광 시장은 복잡한 시장구조 개선·안정적인 REC 시장 개편 등 숙제를 안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REC는 현물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발전사들이 자체 설비를 확충, REC를 현물시장에서 사들이지 않고 있다. 이는 REC 가격 하락의 결정적 요인이다. REC 현물시장 평균가격은 2016년 17만1000원까지 치솟았다가 2017년 13만2000원, 2018년 9만8000원, 2019년 5만1000원, 지난 10일 기준 3만5181원까지 급락했다. REC 현물시장 가격은 곤두박질 쳤고 정부를 믿고 태양광 시장에 뛰어든 사업자들은 연일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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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바라카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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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 분야 성과는 미진하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5년 정비 사업을 수주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수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마저도 원래 예상보다 수주 규모가 터무니없이 작다는 비판이 거셌다. 2009년 12월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이 유일한 수출 원전이자, 마지막 수출 원전이다. 원전 해체에 필요한 기술 96개의 국산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원전 해체 이후 사용후핵연료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작업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도 답보 상태다.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30년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25.8%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040년에는 33%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가 원전 경제성을 능가하지 못할 거란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산업부는 이미 2030년까지 10.9% 전기요금 인상이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신규원전 건설 또는 노후원전 수명연장을 전제로 전기요금 인상을 전망·비교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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