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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란 최고지도자 “코로나19 바이러스 미국이 만들었을 수도…미 지원 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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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22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페르시안력 새해 첫날을 맞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테헤란|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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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최대 코로나19 확산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바이러스를 미국이 만들었을 수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하며 미국의 인도적 지원을 거부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2일(현지시간) 페르시안력으로 새해 첫날(노루즈)을 맞아 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는 일각의 음모론을 전하면서 “이런 의혹이 사실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제정신이라면 그들(미국)에게서 의학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란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해 ‘이란인 맞춤형’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지원 제안을 두고 그는 “매우 기이하다”면서 “그들 자신도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느라 약과 의료진이 부족한 마당에 우리를 돕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도주의 차원의 의료진 파견 제안은 그들이 만든 독약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발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혼란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한 뒤 제재를 복원하고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까지 내렸다. 이란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도 미국의 제재로 제때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혼란이 커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중동지역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 10건 중 8건이 ‘이란발’이다. 국내 누적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2만1600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1700명에 육박한다. 이날까지 8일 연속 일일 사망자가 100명이 넘었다. 이란 정부는 병상이 부족해지자 수도 테헤란의 쇼핑몰 일부를 입원실로 임시 개조하기도 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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