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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보험업계에 드리우고 있다. 팍팍해진 살림살이 탓에 보험료를 내지 못하거나 납입하고 있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원금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보험을 깨는 가입자가 늘어난 것. 시장에서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중심으로 보험약관대출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상위 3개 생명보험사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1~2월 해약환급금은 4조5615억원으로 전년(4조2874억원) 대비 6.4% 증가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한 지난달 기준 3대 생보사와 5대 손보사의 해약환급금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22.7% 늘었다.
해약환급금은 가입자가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약했을 경우 돌려받는 돈을 말한다. 보험은 중도에 해약하면 무조건 불리하다. 보험계약의 책임준비금에서 운영비, 해약공제비 등을 제외한 금액이 가입자에게 환급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만큼 보험은 금융상품 중에서도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보험을 중도해약하는 계약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방증이다.
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24개 생보사의 누적 해지환급금은 24조469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18조4652억원, 2016년 20조118억원, 2017년 22조1086억원, 2018년 25조8135억원으로 매해 증가 추세다.
같은 기간 국내 32개사 손보사의 누적 장기해약환급금은 11조815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 장기 해약환급금이 11조8702억원으로 최고치를 나타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다시 최고치를 찍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보험 중도해약뿐만 아니라 보험약관대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보험업계가 보험 해지 대신 보험약관대출을 권장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돈을 빌려줘 떼일 위험도 없기 때문에 보험사들로선 손해볼 게 없는 장사다.
보험약관대출은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 범위(50~95%) 내에서 대출해 주는 계약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빚이 있어도 간편한 심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불황형 대출'이라고 불린다. 당장 필요한 자금을 까다로운 은행보다 보험사를 통해 융통하고 있는 셈.
지난해 9월 말 기준 생보사 보험약관대출금 규모는 47조416억원으로 2018년 같은 기간 46조290억원 대비 1조126억원(2.2%) 늘었다. 특히 지난해 대출규제 강화로 보험약관대출로 몰리면서 보험약관대출 규모는 2018년 47조3976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을 해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보험 해약보다는 보험약관대출을 권하고 있지만 높은 금리 등 가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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