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특별입국절차를 전세계로 확대한 19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찾아 김상희 인천공항검역소장으로부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최전방을 지키는 인천국제공항 검역관들이 지쳐가고 있다. 정부가 급증하는 해외 유입 사례를 막기 위해 유럽 외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서도 검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하면서, 과부하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에게 적용하던 강화된 입국 절차(특별입국절차)를 지난 19일 0시부터 모든 국가로 확대했다. 이어 전날 0시부터는 유럽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중이며, 중수본은 이를 미국 등 유럽 외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유럽발 입국자 중 무증상자는 임시생활시설로 보내 1박 2일간 검사하는 방식으로 관리중이지만 유증상자는 인천공항 검역소 몫이다. 발열검사부터 기초역학조사,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인근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 이송, 진단검사 등을 맡고 있다.
인천공항 검역소는 앞서 특별입국절차가 전세계로 확대된 지난 19일 인천공항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입국자와 유증상자 증가로 검사 대상이 늘어난 반면 인력과 격리 시설 등은 부족한 상황을 보고하기도 해다.
당시 김상희 인천공항 검역소장은 “입국자 20~30%가 유증상자일만큼 증상이 있다고 신고하는 신고민감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며 “검역소 내 음압격리실이 50실인데, 확진자가 사용한 경우 다음날 쓰지 못해 실제 가용한 격리실은 35~40실”이라고 호소했다.
인천공항 검역소를 비롯해 전국 검역소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검역소 인력은 450여명으로, 최소 적정 인원보다 80여명이 부족하다.
김 소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부터 64일째 쉬지 못하고 출근을 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너무나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사와 면세점의 자회사,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 불안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이날 “인천공항 이용객이 20만명에서 1만명대로 줄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신라면세점 등의 자회사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연차 사용이나 무급 휴가에 이어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강요받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인천시는 인천공항 일대를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하고 인천공항공사는 고용 유지를 전제로 임대료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