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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내일 대통령 주재 '제2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확정 발표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를 위해 이날 오후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 및 주요 은행장들을 만난다. 지난 20일 간담회에서 합의한 '채권·증시안정펀드' 규모 등을 확정하고 이를 문서 형태의 협약서로 만들기 위함이다.
은행권은 이날 협약을 통해 10조원씩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채권·증시안정펀드에 대한 출자액이 결정된 것으로 본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간담회에서 합의한 펀드 출자금 규모를 확정짓는 자리로 안다"며 "5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지주사당 각 2조원씩 출자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구체적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시안정펀드에 지주사별로 각 1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의 경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규모가 동일하다. 당시 10조원 규모였던 채권시장안정펀드에서 은행권은 8조원을 부담했다. 한국은행은 출자금액의 50%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를 매입하는 방식 등으로 유동성을 뒷받침했다.
증시안정펀드의 경우 규모가 2008년(5150억원)에 비해 약 20배 늘었다. 커진 시장규모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대폭 늘어난 것이다.
5대 금융지주가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은 금융당국이 '역할론'을 주문한 영향이 크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은행이 각자도생하면 전체시스템이 무너지는데 그 경우 피해자는 결국 금융기관"이라며 "은행은 부담자이기도 하지만 수혜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영업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날로 증폭되는 가운데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내뱉어야만 하는 이유에서다.
가장 고민이 큰 점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재무구조에 미치는 부담이다. 금융지주사가 채권·증시안정펀드에 총 2조원을 투입하면 300%인 최대 6조원의 위험자산을 반영해야만 하는데 이는 추후 자금조달 등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증시안정펀드의 경우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손실 우려가 있는 점이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출자금이 2조원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도 부담이다.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증시안정펀드에서 은행권이 일단 부담하기로 한 금액은 10조원 규모다. 당국은 나머지 10조원에 대해 대형 증권사, 보험사 등에서 출연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문제는 이들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환경 악화로 전업 증권사나 보험사들의 경우 자본출자 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급할 때 '돈을 낼 수 있는 업권'은 은행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러한 우려를 감안해 BIS 비율 산출 기준 등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출연한 은행권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막기 위함이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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