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관객 감소·대작 개봉 지연
악순환 반복에 극장가 고사 직전 비명
작품성 앞세운 신작 개봉에 실낱 기대
주디, 모리의 정원, 페인티드 버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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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장기화로 어려움에 처한 극장가가 철저한 정기 소독·방역에 이어 ‘띄엄띄엄 앉기’ 발권 등 온갖 묘수를 짜내고 있지만 지난 주말 관객 수가 15만 명 선마저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더 이상 비명을 지를 힘도 없어진 극장가가 이제 사실상 마지막으로 기대하는 건 신작 개봉이다. 대작들의 개봉은 지연되고 있지만 빈 스크린을 노리고 과감한 개봉에 나선 작은 영화들의 승부수가 통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분위기다.
23일 영화 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21일~22일) 영화관 전체 관객 수는 13만4,925명으로 집계됐다. 상영작 중 ‘인비저블맨’과 ‘1917’만 간신히 주말 일 관객 1만명 선을 넘겼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영화 관객 수는 매주 최저를 경신 중이다. 2월 29일~3월1일 28만5,663명으로 30만 선이 붕괴된 데 이어 3월7~8일에 23만803명, 14~15일에는 19만106명으로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텅 비어버린 극장가는 고사 위기에 놓였다. 배급사들의 신작 개봉 연기와 관객 감소가 맞물리며 영화산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용감하게 나서기 시작한 개봉 신작들에 극장가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얼어붙은 극장가에 조금이라도 온기를 돌게 해준다면 분위기 반전을 서서히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상영관들을 채우고 있는 개봉작들은 많은 관객을 유도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각종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많아 영화 마니아들의 발걸음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레 나온다.
이번 주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오스카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주디’다. 연기력이 정점에 달했다고 평가받는 러네이 젤위거의 열연, 친숙한 명곡의 향연,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감동까지 더해진 작품이다. ‘1917’, ‘작은 아씨들’ 등 오스카 수상작이 코로나 19 여파에도 관객을 꾸준히 끌어모았다는 점에서도 주디의 선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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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팬이 많은 일본의 여배우 키키 키린의 유작 ‘모리의 정원’도 26일 첫선을 보인다. 2018년 중국 금계백화장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및 최우수 외국인감독상을 수상한 오키타 슈이치 감독 작품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또 다른 유명 배우 야마자키 츠토무가 주인공 정원의 화가 모리 카즈 역을 맡았다. 노배우들의 명연기와 잔잔한 일상, 초록빛의 향연이 긴장 가득한 일상에 따뜻한 위안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베니스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페인티드 버드’도 오는 25일 개봉한다. 폴란스 출신 작가 저지 코진스키의 동명 소설을 체코 출신 바츨라프 마르호울 감독이 재해석한 작품으로, 35㎜ 흑백 필름에 2.35:1 비율의 시네마스코프 영화로 제작됐다. 인간의 잔혹함과 폭력성을 여과 없이 다뤘다
이밖에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던 일본 공포 영화 ‘온다’도 26일 극장을 찾는다. ‘온다’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주목 받았던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작품으로, 강렬한 소재와 캐릭터의 입체감, 세련된 연출이 공포 영화 마니아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적 요소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영화들이 개봉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극장을 통하지 않고 IPTV·VOD로 직행하기는 힘든 만큼 4월부터는 더 많은 영화가 개봉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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