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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코로나에 도쿄올림픽 무산되나…기업 ‘스포츠 마케팅’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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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 경기 중단·취소에 국내 후원사 난감
도쿄올림픽 취소될 경우 삼성·LG TV 판매도 타격
광고업계 "올림픽 특수 물 건너가나" 고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19) 사태로 축구, 골프 등 주요 스포츠 경기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국내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축구 경기,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신제품을 홍보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각종 축구 대회를 후원해온 자동차 업계는 최근 비상에 걸렸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유로파리그는 최근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중단됐다. 공식 후원사인 기아차(000270)는 대회 기간인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우승 트로피를 전시하고 신차 홍보에 나서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조선비즈

2018-19 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경기를 치르고 있는 첼시와 아스널 선수들의 모습.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취소됐다. 기아차는 유로파리그 자동차 부문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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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는 매 시즌 평균 약 10억명이 시청하는 대형 스포츠 대회인 만큼 글로벌 기업들이 홍보 효과를 노리고 후원에 나선다. 기아차 외 유로파리그 공식 후원사인 한국타이어(161390), 하이네켄, 페덱스 등도 올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주요 프로축구리그도 일정을 잠정 중단하면서 구단을 후원하는 국내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현대차(005380)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FC’와 스페인 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금호타이어(073240)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04 레버쿠첸’ 등 유력 구단의 공식 후원사다.

여기에 유럽축구선수대회(유로 2020)와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2020)도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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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JOC) 내부에서도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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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도쿄올림픽 개최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라 기업들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대회 취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해외는 물론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을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최신 스마트폰, TV 등 신제품을 홍보하는데 대회가 정상 개최되지 않을 경우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005930)는 IOC의 공식 후원사 80곳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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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S20 플러스 올림픽 에디션'/사진=NTT도코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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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갤럭시 S20 플러스’의 도쿄올림픽 특별판을 선보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올림픽 특별판이 도쿄올림픽 선수단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20일 삼성전자가 올림픽 특별판을 오는 6월 일본에서 출시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삼성전자가 이미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반 판매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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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촬영한 토트넘 홋스퍼 경기 8K 영상.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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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초고화질 ‘8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홍보에 박차를 가하려던 LG전자(066570)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올림픽 중 처음으로 8K 해상도로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도쿄올림픽과 유로 2020 등 스포츠 대회에 힘입어 올해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가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올림픽이 취소되면 패널 수요와 TV 판매량도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던 국내 광고업계도 시름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광고주들이 광고 집행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마저 연기되면 광고 물량이 줄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마케팅 활동이 축소되고 있다"라며 "올림픽은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광고업계 ‘대목’인데 취소되면 올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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