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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공항검역 불안하다'…유럽발 '전원 검사'에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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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 시스템 없는 상황에서 검사 시행…일주일 혼란 예상"

"유럽발 잡아야 미국발도 잡는다…자가격리 강제성 확보해야"

뉴스1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 실시를 시작한 22일 오후 유럽발 입국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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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정부가 22일부터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당분간 입국 검역 혼란과 함께 확진자 증가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부터 유럽발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입국자들은 검역단계에서 건강 상태 질문서, 발열 확인 결과를 토대로 유증상자 무증상자를 구분하고 유증사자는 검역소, 검역 시설에서 진단검사를 받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수 진단검사 시행으로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21일) 인천공항 검역소에 자문을 다녀온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선 확보'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확진자의 경우만 국한하면 확진자만 옮기면 되지만 이번 조치는 입국 절차부터 세관 등의 문제까지 걸려 있어 동선을 짜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며 "갑작스러운 조치로 인해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증상 여부 확인에도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질적으로 공항에서 발견되는 확진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 코로나19의 잠복기일 것"이라며 "이들이 국내에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입국자 전원 코로나19 진단검사는 검역단계에서 증상이 없다면 임시생활 시설로 이동해 진단검사를 받는 절차를 따른다. 음성 판정을 받아도 14일간은 증상 발현 여부를 감시한다.

내국인과 국내 거주지가 있는 장기체류 외국인은 지자체에서 14일간 자가격리자로 관리하고, 단기 체류 외국인 등은 보건복지부 콜센터에서 매일 유선으로 증상 유무를 확인한다. 하지만 현재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할 뿐 강제하진 않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호흡기내과 교수는 "다소 극단적일 수 있지만 입국자들에 대해 2주가 아닌 3주간 자가격리 지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럽발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사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이 올 텐데 물리적으로 가능할까라는 의문도 든다"며 "잠복기가 있을 수 있어 자가격리에 강제성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필요시 형사고발조치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입국자 전원을 검사한다면 검체 채취의 정확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여기에 유럽만이 문제가 아니란 점도 있다. 미국도, 다른 지역도 위험하다. 결국 입국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하는데 시스템 마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력과 병상, 의료진 보호 역시 부족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동선과 함께 의료진에 대한 보호도 세심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수조사를 하려면 인력도 부족할 것이다. 파견자는 많지만 아직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부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유증상자의 신속한 진단검사를 위해 검사실을 24시간 운영하고, 기존의 격리시설 외에 72실 규모의 격리시설을 추가로 확보하여 총 189개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검체 채취 등을 위한 의료인력 52명과 각 부처 지자체에서 파견받은 220명 내외의 지원인력도 배치한다.

이 교수는 "(유럽발 전수조사 방침이) 이제 결정된 사항이라 일주일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시스템을 갖추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전수조사를) 시작하면서 세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유럽을 제외한 미국 등 다른 지역의 입국자 관리를 위해서라도 시스템 마련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항공과 항만 등 국내 입국 때 검역소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34명으로 늘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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