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자 '릴레이 오찬'…불출마 의원들은 파견에 부정적 기류 커
연합정당 추진세력 통합 '삐걱'…시간 촉박한데 논의는 지지부진
강창일 의원과 오찬 마친 이해찬 대표 |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차지연 이보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7일 4·15 총선 민주·진보·개혁진영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의 투표용지상 기호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현역 의원을 파견하기 위한 '물밑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심기준·이규희·이훈 의원 등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초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
이 대표는 전날 강창일 의원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초선 의원들을 만나고, 18일에도 일부 불출마 의원들과 점심을 먹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릴레이 오찬'이 불출마자들을 위로하고 선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라며 연합정당 파견 문제는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도부가 연합정당 의원 파견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시점에서 이 대표가 불출마자들을 연달아 만나는 것을 두고 '파견 설득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찬 자리 자체가 일종의 '메시지'이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 이외 윤호중 사무총장 등 지도부도 불출마자 중 연합정당 파견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의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정당'을 표방하는 연합정당 추진 세력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파견을 요청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시민을 위하여 최배근 공동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민주당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요청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논의 (PG) |
다만 불출마 의원들의 대체적인 기류는 아직 파견에 부정적이다. 당은 내심 '자발적 파견자'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흔쾌히 연합정당으로 가겠다는 의원은 잘 보이지 않는다.
불출마자 절반 가량이 연합정당으로 당적을 옮길 생각이 없다는 뜻이 강하고,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도 당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불출마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에서 떨어져 출마를 못 하는 것도 서러운데 점심에도 오라고 하니 마음이 좋지는 않다"며 "'의원 꿔주기'가 온당한 일이냐. 선거법을 그렇게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편법을 사용하자는 것은 국민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불출마 의원은 "당적을 옮기려면 탈당을 해야 해 썩 내키지는 않는다"며 "당이 강하게 요청하면 고민은 해보겠지만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왕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했으니 적극적으로 의원을 파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위해 지도부가 더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자발적으로 가려고 하겠느냐"며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은 물론이고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까지 나서 불출마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하여' 최배근(오른쪽), 우희종 공동대표 |
한편, 비례연합정당은 추진세력 통합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민주당이 못 박은 18일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개혁연합, 시민을 위하여 등 플랫폼 정당의 통합이 난망하다.
정치개혁연합 하승수 집행위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서 "참여정당 확정이 아직 덜 돼 그런 정당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통합 논의는 이후 문제라고 말했고, 시민을 위하여 최배근 공동대표는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정치개혁연합의 취지는 존중하지만 물리적으로 (플랫폼) 역할을 할 틀이 마련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 위하여 간 통합 논의가 제자리를 맴돈다면 18일 이후에는 민주당이 직접 나서 통합을 추진하거나 둘 중 하나의 플랫폼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포진한 시민을 위하여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다만 시민사회 원로들이 다수 포함돼있고 연합정당 참여도 먼저 요청한 정치개혁연합을 민주당이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이 양쪽 모두 선택하지 않고 아예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녹색당, 미래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등 참여 의사를 밝힌 정당들과 따로 연합체를 구성하는 형식이다.
녹색당과 미래당은 '선거동맹'을 결성해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연합은 정당 간 수평적 연합이어야 한다. 이에 공동교섭을 위한 정당 간 원탁 테이블을 공식화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두 당은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살려 비례후보 기준과 배정은 소수정당 우선, 원내정당 후(後)배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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