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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은혜의강 교회' 목사 "입이 백개라도 할 말 없어"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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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아내 포함 신도 등 47명 코로나 확진…"사태 정리되면 목회 그만둘 생각"

"늙은 목회자·작은 교회, 온라인 예배 전환 어려워" 고충 토로도

연합뉴스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주변 방역
(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양정우 기자 = 경기 성남의 '은혜의강' 교회 김모 목사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교회 신도들 사이에서 대거 나온 것에 대해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죄했다.

자신도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를 받는 김 목사는 이날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한국 사회, 교회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목사는 "주일 낮 예배만 남긴 상태에서 (종교) 행사를 줄여가고 있었는데, 어쨌든 논란의 중심에 (우리 교회가) 서게 됐다"며 "담임 목사이니 책임과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래서 목회를 더 할 수 있겠느냐"며 "사태가 정리되면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은퇴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전날 아내와 함께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경기 성남 한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김 목사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였으나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며 진단 검사에 응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의 아내도 감기 증세를 보여 약을 사 먹은 뒤 나아 안심했지만, 코로나 검사에서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과 8일 교회 예배당에서 주일 예배를 올린 은혜의강 교회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접촉주민 1명을 포함 모두 47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신도들 사이에서 코로나 감염 확산이 의심되는 8일 예배는 낮에만 있었는데, 약 80명의 신도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일에 있었던 주일 예배에는 이보다 많은 120여명 신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신도 46명 코로나19 확진된 은혜의강 교회 주변 방역
(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xanadu@yna.co.kr



정부의 종교행사 자제 권고에도 오프라인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되며 비난의 화살이 은혜의강 교회를 넘어 개신교회로 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대형교회는 모르겠지만 우리같이 작은 교회, 목회자가 나이가 많은 곳은 유튜브 생중계를 할 인프라를 따라갈 수 없다"며 온라인 예배로 전환에 고충이 있었다는 점을 털어놨다.

은혜의강 교회는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 교회로 별도 교회당 없이 성남 구도심의 오래된 건물에 입주해 있다.

이 교회는 전국의 독립교회와 선교단체 약 2천500개가 가입한 사단법인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카이캄)에 소속돼 있다.

카이캄은 교단 총회-지역 노회-지교회 당회로 이어지는 수직구조의 교단과 달리 소속 교회들의 느슨한 연대체로 볼 수 있다.

교단처럼 소속 교회에 지침을 내려 이행하도록 하는 권한이 없는 탓에 소속 회원 교회들에 예배 중단을 강하게 요청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카이캄 관계자는 "연합회는 느슨한 연대체 형태로 회원 교회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며 "각 교회의 자유로운 목회활동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날 소속 회원들에게 전파한 긴급 서신에서 "많은 교회가 온라인예배를 택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예배를 고수하시는 교회들이 있다면 이번 집단감염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온라인 예배로 전환을 검토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카이캄 정관에 '상호 불간섭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회원교회들에 온라인예배를 강제할 수 없고, 정중히 협조를 요청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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