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베리대학에 22만달러 장학금 쾌척…'친한파' 양성 취지
"재미동포에 한국은 친정, 미국은 시집…관계 돈독해야 삶이 행복"
한미우호협회 박선근 회장 |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이 준 기회를 활용해 이민자로 잘 정착을 했기에 여생도 감사한 마음으로 주류사회가 발전하고 한미 양국이 우호 협력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살겠습니다"
재미동포 박선근(미국명 서니 박·77) 한미우호협회 회장이 최근 베리대학에 장학금 22만달러(한화 2억6천만원)를 쾌척하며 밝힌 소감이다. 이 장학금으로 매년 베리대 학생 2명을 선발해 한국에 유학을 보낸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배워 '친한파'를 만든다는 것이 취지다.
1950년 한국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의 명예 메달을 받은 해병대 대장 레이먼드 데이비스 장군의 이름을 따 '데이비스 한국전 참전용사 우호 장학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장학금 마련으로 그가 11년 동안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대학에 상설화됐다.
조지아주에 있는 베리대학은 최근 20년 동안 'US뉴스 & 월드리포트'로부터 미국 최고의 인문계 대학으로 선정됐고,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박 회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앞으로 많은 베리대 학생들이 한국을 배우게 될 것"이라며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고귀한 분들과 그 후손에게 조금이나마 우리의 고마움을 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12년간 이사로 활동한 이후 이 대학의 영구 이사로 봉사하는 그는 그동안 국내 서울여대와 다른 대학 간 교류를 정착시켰다.
박선근 회장이 특강하는 장면 |
서울 왕십리 출신인 그는 1974년 단돈 200달러를 들고 태평양을 건넜다. 청소용역업에 뛰어들어 불과 10여 년 만에 여러 주에 걸쳐 수천 명의 직원을 둔 '제너럴 빌딩 메인트넌스'(GBM)사를 일궜다.
사업 성공 이후 그의 삶은 미국의 발전과 한미 우호 협력 증진으로 일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회장은 "46년 전 짧은 영어 실력으로 미국을 찾은 초라한 젊은이에게 미국은 기회를 줬고, 이를 감사하고 항상 갚아야겠다는 자세로 살아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미 간 교류와 친목 도모를 위해 '애틀랜타 한미우호협회', 민간단체 '좋은 이웃되기 운동'을 창설해 미국 방위군이 고교 중퇴생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갱생프로그램(YCP)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또 1996년 데이비스 장군을 비롯해 제임스 레이니 당시 주한미국 대사,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 윌리엄 체이스 에모리대 총장, 존 햄비 서던 컴퍼니 부사장 등과 함께 한미우호협회를 창립해 양국 간 우호 협력 활동을 펼쳤다.
연방정부가 인가한 비영리·비정치적 민간단체인 이 협회는 미국 내 한인 이민자들의 미국 기여도를 널리 알리고 고취하기 위해 매년 '한인 이민자 영웅상'(NAHA)을 수여한다.
애틀랜타 한인회장으로 봉사한 그는 동남부한인연합회 회장,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을 지냈으며 주류사회에서는 미국 유니세프 이사, 조지아주 항만청 부이사장, 조지 부시 대통령 아태 담당 정책고문, 미국 충성박물관 창립 이사 등을 맡아 활동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한미 우호협력 증진 전도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상을 받았다. 미국 독립운동에 불을 댕긴 패트릭 헨리의 이름을 딴 '패트릭 헨리상'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받았고, 미국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아메리카니즘 훈장'도 수상했다. 또 최근에는 조지아주의 대표 싱크탱크인 '조지아 공공정책재단'으로부터 '2020년 자유수호상'을 받았다.
박 회장은 "미국은 5만2천여 명의 고귀한 생명을 희생시켜 가면서 한국을 전쟁에서 구해줬고, 전후에도 구호물자와 식량, 무역 특혜를 줘 가면서 한국이 경제적 자립을 할 때까지 도왔다"며 "재미동포들에게 한국은 친정, 미국은 시집이다. 양국 관계가 계속 돈독해야 우리들의 삶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고향인 서울 왕십리 광장에 시계탑을 설치한 박선근 회장(사진 오른쪽 4번째) |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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