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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 잇따른 국경통제에 경고…"일방조치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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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공공안전은 개별국 소관·EU 역할 제한적…'단합된 대응' 한계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관련 대응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유럽연합(EU)은 회원국 간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각국은 '단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독일, 프랑스, 체코 등 일부 회원국이 자국 내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마스크와 장갑 등과 같은 코로나19 위생용품 수출을 제한한 것을 두고 회원국 간 충돌이 빚어진 데 이어 이번에는 국경 통제 문제를 놓고 마찰음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일부 회원국의 일방적인 국경 통제 조치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회원국들이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이는 언제나 도미노 효과를 유발하고 긴급하게 필요한 장비가 환자와 병원에 닿는 것을 막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그것은 회원국 간 연대가 필요한 때에 내부 국경을 재도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일부 회원국이 국경 통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체코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자국민이 자국을 떠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고,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와 접한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물론 헝가리 등 다른 회원국 역시 솅겐 협정 규정을 일시 중단하고 국경에서 출입국 관리를 부활했다.

솅겐 협정은 유럽의 국경 간 자유 이동 체제로,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22개국 등 이에 가입된 유럽 26개국은 국경 통과 시 여권 검사 등을 생략해 회원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다만 각국 정부는 비상 상황에서 일시적인 국경 관리,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이 경우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 통지해야 한다.

2015년 난민 위기 당시에도 여러 나라가 출입국 심사를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특정한 통제 조치는 정당화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적인 입국 금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그 대신 국경에서 건강 검사를 할 것을 촉구했다.

윌바 요한손 내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열리는 회원국 내무 장관 회의에서 건강 검사 제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회원국 안에서도 일부 회원국의 국경 통제 조치를 두고 식품과 의료 장비가 제대로 이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EU 순회 의장국인 크로아티아의 다보르 보지노비치 크로아티아 내무장관도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EU 회원국 내무장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각국에 좀 더 조율된 방식의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보건과 공중 안전 문제는 개별 EU 회원국 소관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있어 EU 기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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