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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코로나19 확산으로 韓 소비심리 낙폭 OECD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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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11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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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소비심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 2월 하순께부터여서 3월에는 더 떨어져, 단기간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12일 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한 달 전(100.0)보다 0.4포인트 하락해 99.6으로 집계됐다. 낙폭은 자료 집계가 완료된 OECD 25개국 가운데 가장 컸다.


OECD는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지수를 비롯해 각국에서 내는 심리지수를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보정한 CCI를 산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수가 100 이하로 나타나면 소비자들이 경기와 고용동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다음으로 CCI가 제일 많이 떨어진 곳은 터키(95.2→94.9)다. 크루즈선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났던 일본(99.0→98.9)은 0.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소비심리가 빨리 얼어붙은 것은 중국과 인접한 데다 1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2월 3주 영화관람객은 1년 전보다 57% 줄었고, 놀이공원 입장객은 71.3% 급감했다. 소비자들이 약속을 줄이고 외출을 꺼리면서 백화점, 음식ㆍ숙박업소 등도 매출이 감소했다.


한국의 CCI는 25개국 가운데 20번째로 낮다. 한국보다 지수 수준이 더 낮은 곳은 호주(99.4), 스웨덴(99.2), 일본(98.9), 핀란드(98.7), 터키(94.9)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에는 중국의 소비심리지수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유로존은 지난달 초에 조사가 이뤄져 최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여파가 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와 기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더라도 소비심리는 당장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여파가 해소되더라도 휴업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임금손실이 커 구매력이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우리 경기 전반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2020년 3월 경제동향'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급락,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내수에도 파급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CCSI는 96.9로 전월(104.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조사기간(2월 10~17일)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2월 중순 이후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소비 위축은 더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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