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0일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했다. 코로나19에 총력대응한다는 의미로 관련 통계를 홈페이지 첫 화면에 배치했다.
통계에는 '메시지'가 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통계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소세'를 지나치게 부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페이지에 게시한 통계에서 드러난 청와대의 '메시지'를 분석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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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코로나19는 진정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통계는 '일별 신규 확진자 수 추이'다. 2월29일 909명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가장 최근 자료인 3월10일 신규 확진자는 131명, 전형적인 '우하향' 통계 그래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 28일 90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일 248명으로 추세적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문 대통령 발언 하루만에 해당 통계를 홈페이지에 걸었다.
확진자 수 그래프 옆엔 '누적' 완치자 수 그래프가 배치됐다. 확진자 수처럼 '하루 자료'가 아닌 '누적 자료'를 활용했다. '우상향' 그래프로 완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최근 들어 일일 완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확진자 수 통계와 달리 완치자 수 통계에 '누적 자료'를 활용한 것은 완치자 수 증가세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모범적인 검진·의료기술, 외국보다 낫다" = 확진자·완치자 통계 밑에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3개국의 검사건수와 확진율 추이 통계가 배치됐다.
일본 확진자 수와 관련해선 '일본 크루즈 확진자가 미포함된 수치'라는 안내 문구를 넣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중국이나 이란 통계는 제외한 '선별적 통계'다.
해당 통계를 보면 일본, 이탈리아와 비교해 한국의 검사건수는 월등히 많고 확진율은 훨씬 낮다. 코로나19 진단을 더 많이 해 더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는 청와대 주장을 뒷받침하기 알맞은 통계를 활용했다.
청와대는 한국 코로나19 사망률(0.72%) 통계도 선택했다. 이란, 일본, 중국, 이탈리아, 미국 등 코로나19 주요 발생국 사망률(평균 3.43%)과 대비되는 효과를 노렸다. 문 대통령은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천지만 아녔으면…"=청와대 입장에선 국내 코로나19 새로운 국면을 촉발한 '신천지'가 야속할만하다. 그럼에도 공식석상에서 신천지 관련 비판은 최대한 자제했다. '특정집단'이라고 칭하는 등 우회적 표현을 썼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에선 신천지 관련 통계를 배치했다. 확진자 중 신천지 연관 환자의 비율 통계를 활용했다.
'발생특성' 통계에 신천지 신도 및 직접접촉 감염자 62.7%를 명시했다. 집단발생이 80.2% 이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신천지만 아녔으면' 코로나19가 현 상황까지 커지진 않았을 거라는 함의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그에 맞춰 홈페이지를 개편한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는데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개편 준비에도 수일이 걸린다. 신규 확진자 추이와 상관없이 국민에게 관련 정보를 보다 정확히 제공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미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홈페이지 개편과 관련해 정보를 가공하거나 할 이유가 전혀 없고, 실익도 없다"며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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