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하한가 51달러 아래면 원금손실 우려…조기상환도 감소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제유가에 대한 전망치가 연초 이후 50% 가까이 낮아지면서 원유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의 녹인(손실구간)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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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발행한 원유 DLS 중 상반기 상환을 앞둔 상품은 총 15개에 달한다. 대부분 브렌트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로 이들 종목의 평균 기준하한가 베리어는 51달러다. 만기 상환 날짜에 기초자산 가격이 51달러를 넘지 못하는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원유DLS는 서부텍사스유(WTI), 브렌트유 등 국제 유가가 정해진 조건에 따라 움직이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원유 가격이 계약 시점보다 40~60% 이상 떨어질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예컨대 다음 달 10일 만기를 앞둔 한국투자증권트루1073(DLS)의 기준하한가 베리어는 50달러로 만기 시 기초자산으로 삼은 WTI 원유 가격이 이보다 낮다면 만기까지 이 상품을 들고 있던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급락한 원유 가격에 조기상환 규모도 전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1월9일부터 2월9일까지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44종목이 조기상환에 나섰지만 이후 한 달 동안 조기 상환된 종목은 8개에 불과했다. 조기상환을 하지 않을 경우 손실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기상환을 염두해 두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의 경우 예상보다 오랜 기간 투자자금이 상품에 묶여있을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유 DLS의 녹인은 30% 중반부터 시작이라고 보면 되는데, 유가가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만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투자자의 경우 회복 기간이 짧아 큰 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공모기준 WTI 미상환 DLS 규모는 9139억7675만원으로 집계됐다.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미상환 DLS는 5368억9622만원이었다.
상반기 국제유가 전망치는 WTI 기준 연초 50~70달러에서 25~60달러로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최저 예상치 기준 시장의 눈높이는 절반이나 내려간 셈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종료되면서 유가 하단 지지요인이 소멸했다"라며 "미국의 셰일 기업들이 유가보다 낮은 가격에서 공급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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