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며 “김 위원장은 ‘(한국이)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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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고 했다”며 “‘문 대통령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오늘(5일)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다만 양 정상의 친서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이나 친서를 주고받은 방식, 한반도 정세에 대한 내용이 뭔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 간의 친서에서 어떤 내용이 있었다고 밝히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발표에 담은 내용을 그대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19 관련한 물자 지원 여부나 북한 개별 관광 제안에 대한 협의 등은 없었다고 한다.
남북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30일,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코로나 위로 친서를 보낸 시점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바로 전날인 3일 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라며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성명을 내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서명식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도움을 받아 선언문에 서명을 하고 있는 김 위원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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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메시지가 조변석개(朝變夕改ㆍ아침에 바꾸고 저녁에 고침)한 것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부부장의 비난 성명에 청와대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북한의 발표를 전체적인 상황 속에서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언론에서 제기한 것과 동일하게 같은 맥락에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의 성명을 ‘비난 일변도’로 보지 않았다는 의미다.
김 부위원장도 성명에서 청와대를 지칭해서는 비난했지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3ㆍ1절 기념사를 통해 남북 간의 보건분야 협력을 제안했다.
김여정 비난 이튿날 김 위원장의 위로 서한에 청와대는 고무된 표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내온 것으로 판단한다. 어차피 남북은 평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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