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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과 관련, 청와대는 4일 대응을 삼간 채 신중하게 기류를 살폈습니다.
최근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을 두고 청와대가 관계장관회의를 수집하고 유감을 표하자, 김 부부장은 전날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고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언급하는 등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부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발언 배경 등에 대해서는 살펴볼 수 있지만 당장 이에 대한 입장을 내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남북 대화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자칫 섣부른 대응이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반응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여권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의 발언 수위가 높기는 하지만, 비핵화 대화 교착상태 후 이어졌던 일련의 대남 비판 메시지와 비교해 급격한 태도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발언을 두고 '북한이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는다'고 해석하거나, 대남 기조에 큰 변화를 주는 것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김 부부장의 담화는 물론, 앞서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린 일에 대해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등을 고려한 내부결속용이라는 분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럼에도 청와대 내에서는 김 부부장이 직접 담화를 발표했다는 점 등에서 당혹스럽다는 기류 역시 물밑에서 감지됩니다.
김 부부장의 경우 지난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 자격으로 이른바 '백두 혈통'으로서 처음 한국을 찾은 것은 물론, 이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장면마다 등장하며 남북 대화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로 인식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북한 내에서 김 위원장의 '분신'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김 부부장이 대남 비방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관계의 경색국면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권태훈 기자(rhors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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