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뮤직 등 주요 음원 플랫폼
차트-수익배분 공정성 갖기 위해
이용자 단위 정산 시스템 도입 고려
그간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차트 운영 정책을 꾸준히 변경해오며 사재기 이슈에 대응해왔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사용성 변화에 따라 반영 비율을 조정하고, 일부 플랫폼(벅스, 지니, 엠넷닷컴 등)은 2015년 11월에는 차트 추천곡을 폐지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심야시간대를 노린 음원 사재기와 차트 어뷰징을 방지하고자 ‘차트 프리징’ 정책을 업계 공동으로 도입했다.
수년에 걸친 자정 노력에도 차트 왜곡과 수익 배분의 불공정성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재기 이슈가 현행 정산 방식과 맞물려 끊임없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는 분석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외 대다수 음원 사업자들은 음원 수익 배분 방식으로 ‘비례 배분제(pro-rata)’를 택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지불한 총 사용료를 총 재생횟수로 나눠 곡당 단가를 산정한 뒤 다시 개별 창작자의 재생횟수를 곱해 각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개별 이용자 입장에서 자신이 낸 음원 사용료 중 저작권료가 실제 청취한 아티스트보다 차트에 진입한 뮤지션들에게 더 많이 돌아가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어떤 음악을 들었는가와 상관없이 플랫폼 전체 스트리밍 내 해당 음원이 차지하는 점유율에 따라 수익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허수ID까지 만들어가며 사재기가 이뤄진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비례 배분’이 아닌 ‘이용자 중심’ 정산 모델(the user-centric streaming model)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당 방식의 핵심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하는 비례 배분제와 달리 개별 사용자 단위로 정산이 이뤄진다는 점에 있다.
먼저 개인 이용자의 지출 금액을 해당 개인의 월별 재생수로 나눠 1곡당 단가를 산정하고, 이 곡당 단가에 해당 개인이 해당 음원을 재생한 횟수를 곱해 저작권료를 최종 확정하는 형태다. 총재생수를 기준으로 삼아 전체 매출액을 나누는 ‘비례 배분’ 방식과는 달리 이용자가 재생한 곡의 저작권들에 저작권료가 오롯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즉, 아티스트와 이용자를 직접 연결하는 것에 중점을 둔 방식이라는 의미다.
해외에서는 이미 움직임이 활발하다. 2017년 핀란드 음악가협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례배분 방식에서는 상위 0.4%의 음원이 전체 저작권료의 10%를 차지한다. 반면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에서는 상위 0.4%의 음원이 5.6%만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이 줄어들고 보다 다양한 음원에 수익 배분이 가능하다.
유럽의 음악작곡가 2000여 명을 회원으로 둔 전문협회로 The Ivors Academy의 크리스핀 헌트 의장도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을 도입한 디저의 모델이 더 공평한 저작권 사용료의 분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이미 가시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현지 음원 서비스 플랫폼 Deezer는 이미 1월부터 해당 모델을 도입했다. Deezer가 해당 모델을 도입을 발표하며 “아티스트가 순수한 청취량에 기반해 정산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중심 정산 모델은 플랫폼의 영향력보다는 아티스트와 이용자들의 연결에 중점을 둔다”며 “아티스트에게 보다 공정한 수익을 배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음원 소비 방식에 더 많은 주체성과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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