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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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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고개드는 `총선 연기론`…정치권에 어떤 영향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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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심상치 않다. 확진자 수는 800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도 24일 오후 5시 기준 8명으로 늘어났다. 공포감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는 오는 4월 15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인 입국을 전면 제한하고, 필요하다면 4·15 총선을 전면 연기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생당 유성엽 원내대표도 24일 "선거운동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총선 연기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총선 연기를 검토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지만 각 당은 유사시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만약 총선이 연기해야 한다면 누가 이를 결정할까, 또 각 정당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총선 연기' 대통령 소관…결정된다면 사상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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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51일 앞둔 24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역 광장에 4·15 총선 관련 대형홍보선전탑이 설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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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사에서 총선이 연기된 적은 없다. 6·25 전쟁 중인 1952년에도 임시 수도인 부산에서 총선이 진행됐다. 신종 플루로 각종 행사가 취소됐던 2009년에 실시된 10·28 재보궐선거도 예정대로 치러졌다.

만약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해 총선이 연기된다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만약 연기된다면 5월 30일부터인 21대 의원들의 임기를 고려할 때 5월 초 정도가 될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 총선을 연기할 수 있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196조 1항은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할 수 없을 때는 대통령이 연기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연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건 선거법상 대통령이기 때문에 선관위 차원에서 입장을 표명하거나 선제적인 준비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며 지역구 예비후보들은 주민들과 직접 마주하는 선거 유세를 중단하고 있다. 지역구 유세에 나가지 못하는 건 지역구를 옮긴 정치인들이나 정치 신인들에게는 뼈아픈 타격이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현역 의원을 상대해야 하거나 상대적으로 약세인 지역에 출마하는 경우 발로 뛰며 주민들과 접촉하는 게 절실하기 때문이다.


총선 연기와 정치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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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코로나19대책 긴급 간담회가 열리고있다. [사진=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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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연기된다면 각 정당에는 어떤 파장이 미칠까. 공천이 진행 중인 미래통합당은 24일 현재 지역구 현역 의원 교체율 24% 선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경북(TK)과 수도권에서 추가 교체가, 그리고 심사가 진행될 충청·강원 지역 컷오프가 진행되면 현역 교체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이 3주 정도 연기된다면 정치 신인들은 그만큼 지역구에서 부족했던 유세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새로 창당한 국민의당이나 뒤늦게 통합에 나선 데다 현역의원 중 비례대표 비중이 높은 민생당에도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시스템 공천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은 원혜영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예상과 달리 (현역 의원 지역구에 대한) 도전자가 너무 적어서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할 정도로 통합당에 비해 현역 교체율이 높지 않다.

24일 현재까지 컷오프는 3명, 불출마는 20명이지만 이 중 5명은 현직 장관이다. '시간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민주당은 별다른 영향이 없는 셈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연기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투표율에 미칠 영향 주목

코로나19 확산으로 영남지역, 특히 대구·경북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집중되고 있다. 24일 오후 5시 기준 국내 확진자 833명 중에 734명이 영남 주민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시내 상점과 식당들이 문을 닫을 정도로 공포심이 높아졌다. 또 사망자 8명의 연령 평균이 57.5세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4·15총선에서 영남지역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하락할 수 있다.

통합당이 바뀐 선거법을 활용해 미래한국당을 창당하면서 여야 간에 수싸움과 눈치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남지역 투표율은 총선 의석수와 직결되는 지표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주도의 비례정당 창당은 도리에 안 맞는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미래한국당이 15석 이상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당으로서는 정당득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보수의 텃밭인 영남의 투표율이 중요하다. 그러나 영남 지역의 이러한 공포심이 사그라들지 않는다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 연기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확산세 잦아들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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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운데), 조정식 정책위의장(오른쪽), 윤관석 수석부의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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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론 총선이 연기되고 코로나19 대신 각 정당의 정책과 후보 대결 국면으로 전환된다면 정부·여당의 방역 책임론이 사그라져 민주당이 한숨을 돌릴 수도 있다.

만약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지 않는다면 여당인 민주당은 큰 고민을 만나게 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전면적인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전면 금지 대신 철저한 역학조사에 기반해 대응해왔다. 중국과의 경제 교류 규모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한 조치다.

그러나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향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코로나19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길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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