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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재학 청주방송 PD 대책위 출범…"진상 규명·책임자 처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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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56개 단체 참여…청주서도 200여명 모여 진상 촉구 결의대회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소연 인턴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시민사회 56개 단체로 구성된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책임자처벌·명예회복·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2.19 batto52@yna.co.kr



(서울·청주=연합뉴스) 송은경 이승민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지역민방 CJB청주방송에서 14년간 프리랜서 프로듀서(PD)로 일하다 임금인상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은 후 노무소송을 벌이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재학씨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19일 출범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직장갑질119, PD연합회,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 단체 56개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이두영 청주방송 회장의 유족 대면 사과, 가해자들의 자택 대기 발령, 노무법인 컨설팅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다.

청주방송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국장들이 보직을 사퇴하고 유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책위는 이를 "위선적인 언론플레이"라고 규탄했다.

이재학 PD 유족 대리인인 이용우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청주방송이) 고인의 장례 기간 한 번의 사과도 없다가 책임 주체도 불분명한 임직원 명의의 입장문을 언론에 발표했다"며 "국장 보직 사퇴는 그들이 주도하는 방식의 대응을 통해서 이 국면을 모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청주방송이 회사에도, 노무법인에도 남아있지 않는다고 한 노무법인 컨설팅 자료에 대해서도 "공인노무사법상 2017년 말에 생성된 자료는 3년의 보관 기간이 있고 그 기간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 오늘 노무법인 측에 확인해보니 청주방송에서 자료 협조(요청)한 적도 없다고 하더라"며 반박했다.

이 PD 동생 이대로 씨는 "직접적인 가해자들이 아직 방송사에 남아서 이 사태에 대한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유가족으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시민사회 주도 아래 유족·노·사가 추천하는 위원들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청주방송은 진상위 조사 활동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청주방송 앞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방송계에 퍼져있는 비정규직 프리랜서 문제로 의제를 확대해 갈 예정이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대책위 출범이 고인과 고인 유족의 뜻을 오롯이 담아 반드시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명예회복을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하고, 더 나아가 방송사 내 비정규직 문제가 전국 단위에서 해결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청주시 서원구 CJB청주방송 본사 앞에서도 시민·노동 단체 관계자 200여명이 모여 '고 이재학 PD 사망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청주방송이 유족들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기만적인 언론 플레이로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면, 청주방송을 반인권·반노동 기업으로 규정하고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PD는 2004년 조연출로 청주방송에 입사해 프리랜서 PD 신분으로 14년간 일하다 임금 인상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고 2018년 4월 일자리를 잃었다.

그는 청주방송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달 22일 1심에서 패소하고 지난 4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PD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없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norae@yna.co.kr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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