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를 또다시 미뤘다. 2월 말로 정해진 법정 시한을 넘기며 감사 결과 발표를 또 한 차례 연장함에 따라 4·15 총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재형 감사원장(사진)은 19일 오전 감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월성 1호기 관련 감사 결과에 대한 질문에 "현실적으로 2월 말 시한 내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는 어렵다"며 "연장 시한을 지키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해당 사항은 과거 국회가 요구한 감사 사항에 비해 내용이 복잡하고 간단하지 않다"면서 "누가 다시 감사해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도록 충실히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한수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해 9월 감사 요구안을 의결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회가 의결로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하면 감사원은 3개월 안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는 2개월 범위 안에서 연장을 요구할 수 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당초 지난해 12월 말까지였던 월성 1호기 관련 감사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감사원은 또한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정부가 제대로 대처했는지 향후 살펴볼 방침이다. 최 원장은 "이번 코로나19에 관한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저희가 점검을 해야 되겠다"며 "시기적으로 진정된 다음에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회동한 것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장으로서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독립성과 관련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걸 고려했지만 적극행정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새로운 감사원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어 회동 제안에 호응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원장은 이날 올해 감사 역점 분야를 소개하기도 했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효율성 유도 △미래 사회·경제 변화에 대비 △민생·안전 시책의 국민 체감도 제고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 등이다. 특히 감사원은 재정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올해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군인연금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적극행정을 돕기 위해 '사전 컨설팅 제도'를 보다 활성화한다고도 했다. 사전 컨설팅 제도란 제도나 규정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을 때 감사기관에서 컨설팅을 받고 그 내용대로 업무를 처리하면 책임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최 원장은 "사전 컨설팅 제도 사례집을 널리 알려 공직자들이 변화를 체감하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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