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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주광덕 "가슴이 뭉클했다" 극찬…노태악 청문회 이례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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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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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후보자의 진실한 인사 말씀을 봤다. 가슴이 뭉클했다."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말에 극찬을 한 것은 여당 의원이 아닌 주광덕 미래통합당 의원이었다. 주 의원은 A4용지 11쪽 분량의 인사말을 노 후보자가 직접 썼는지 확인한 뒤 "재선 국회의원으로 인사청문회 임하는 동안 (본 인사말 중) 가장 진정성 있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재판 독립이란 헌법적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부의 시도를 과감하게 배척하겠다"며 "제가 모든 긴장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이자, 저에게 부여된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의 칭찬에 여당 청문위원도 화답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 의원이 노 후보자를 아주 극찬하는 것에 대해 여당 의원으로서도 보기 좋고 듣기 좋다"고 했다. 덕담이 오가는 새 노 후보자는 간간이 미소 짓는 모습을 보였다.

노 후보자는 지난달 김명수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새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됐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됐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다. 주 의원이 최근 판사들이 청와대나 여당으로 직행하는, 이른바 '법복 정치인' 논란에 대해 묻자 노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지양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가능하면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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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노태악)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위원장이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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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검증의 쟁점은 노 후보자가 2004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를 매도할 작성한 다운계약서 논란이었다. 강효상 통합당 의원이 파고 들었다. 노 후보자는 "실거래가 신고 의무가 있기 전이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 자리를 빌려 국민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여야는 노 후보자를 사이에 두고 '법무-검찰' 간 갈등의 대리전 양상이 펼치기도 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가 인권침해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 피의자 유죄 심증을 주고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는 범죄 행위이고 엄격히 통제돼야 한다"고 했다. 또 "공소장 공개 시점은 재판 시작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제도를 만드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노 후보자는 "충분히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면 강효상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가 있고 정의가 있다"며 "전 정권의 피의사실은 매일 TV로 생중계하고, 이 정권 수사는 틀어막고 공소장도 틀어막는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법리적인 측면에선 여러 가지 견해가 다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재 통합당 의원은 노 후보자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한양대 동문인 점을 들어 대법관 후보자 추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는 이날 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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