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각대로 ‘갑질’ 도 넘었다…“계약해지 시 위약금+영업권+사업권 넘겨라”

생각대로의 모기업인 인성데이타의 황인혁 회장.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국내 배달대행업계 1위 ‘생각대로’가 계약을 해지하려는 지역 배달대행업체 대표(지사장)들에게 과도한 위약금에 영업권·사업권까지 양도한다는 조항이 담긴 각서에 서명토록 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생각대로는 바이크 렌탈 업체인 바이크뱅크를 통해 이탈하려는 지사장들에게 위약금 등의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횡포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지역 내 생각대로와 계약을 맺은 배달대행업체 대표 5명은 수차례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그러자 생각대로 본사는 지난 12일 이들 5명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내용증명에는 업데이트 요구가 없었음에도 수차례 요청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말라는 것과 계약위반행위에 대한 귀책사유는 생각대로가 아닌 배달대행업체에 있으니 계약내용을 준수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본지가 입수한 생각대로와 바이크뱅크가 인천 지역 배달대행업체 대표 5명에게 보낸 내용증명 사본 이미지.

또한 같은 날 생각대로와 협업 중인 바이크 렌탈 업체 바이크뱅크는 이들 5명에게 ‘귀사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해지 통지 및 차량 원상회복 반납 등 요청’이란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여기에는 계약된 프로그램을 이탈했을 뿐만 아니라 영업활동도 방해했다며 이틀 후인 14일까지 바이크를 반납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3배의 위약금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만약 바이크뱅크와 20대를 렌탈 계약했다면 위약금만 2억원이 훌쩍 넘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수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으로 인해 이들 대표 5명은 결국 생각대로에 백기를 들었고 생각대로는 지난 13일 이들에게 이행각서를 제시해 서명을 받았다. 각서에는 ‘3년 이내에 계약 해지 시 3000만원의 위약금과 이자를 납부해야 하며 영업권(배달용역권 포함) 및 사업자 소유의 고객, 가맹점, 기사정보 등을 포함한 일체의 권리를 양도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계약을 해지하면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물론 위약금에 이자까지 생각대로에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지사장 5명은 위약금 협박 등에 못 이겨 ‘울며 겨자먹기’로 각서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대로가 계약을 해지하려는 지역 배달대행업체 대표 5명에게 지난 13일 사인하라고 강요한 이행 각서 사본 이미지.

하지만 생각대로의 갑질과 꼼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튿날인 14일 지사장 5명을 다시 불러 새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계약서는 ‘계약해지 시 위약금’이라든지 ‘사업권 양도’ 등의 불합리한 내용이 빠져 있는 ‘정상적인’ 계약서였다. 이는 지난해 9월 불공정한 계약서 조항으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된 이력이 있는 생각대로가 최근 작성한 각서 등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에 대비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이중 계약서’일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지사장들에겐 계약서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호 계약을 맺으면 양쪽 모두 계약서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게 관례다. 지사장들은 생각대로 측이 제시한 각서·계약서를 그 자리에서 보고 서명만 하면 된다는 식의 일방적인 계약이 맺어진 것이다.

생각대로 본사 측은 ‘선긋기’를 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생각대로 본사 관계자는 “지역 내 영업은 지역 센터의 일로 본사는 무관하며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그러나 전국 모든 지역의 지사는 생각대로 본사인 로지올과 계약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대행업계 한 관계자는 “생각대로와 바이크뱅크가 합심해 내용증명, 위약금으로 협박하며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13일에 각서를 쓰고 다음 날 또 계약서에 서명하는 등 이중·삼중 계약도 일삼고 있다. 지사장들은 빠져나오고 싶어도 무서워서 나오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역 배달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는 생각대로 본사에서 직접 나와서 맺는데 발뺌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생각대로의 갑질이 도를 넘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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