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이슈분석]챌린지 이어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도 민간 역할 확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달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민·관 특수목적법인(SPC) 공모에 들어간다. 6월 선정해 스마트시티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스마트 챌린지 사업에 이어 국가시범도시도 정부 주도 스마트시티 정책이 민관 협력 중심으로 전환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 담당 직원들은 최근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SPC 설명회를 진행했다. 플랫폼 기업, 시스템통합(SI) 기업, 스마트시티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군 등 한 달도 약 2주간 7회에 걸쳐 설명회를 열었다.

6월 선정된 SPC는 연내 법인설립을 거쳐 도시관리계획에 담은 선도지구에 건설부터 운영까지 맡게 된다. 선도지구 내 분양이나 자체 투자 건설을 통한 부동산 개발부터 서비스 구축까지 SPC가 해야 할 영역이다. 2024년까지 국가시범도시 내 선도지구를 건설하고 그 이후 15년 동안은 운영의 주체가 된다. 총 20년이 SPC의 사업기간이 된다.

전자신문

세종 국가시범도시 선도지구. 출처=국토교통부


전자신문

부산 국가시범도시 선도지구. 출처=국토교통부


◇챌린지 이어 국가시범도시도 민간 주도로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은 근래 들어 가장 호응이 높았던 정부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해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예비사업 대상지 공모를 시작하자 48개 컨소시엄(47개 지자체)이 몰려들었다. 6개 예비사업자 중 본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도 치열했다. 단계별 경쟁 공모도 역할이 컸지만 지자체가 민간과 하나가 돼 컨소시엄을 꾸리도록 한 것도 열기에 한몫했다. 일반적으로 대상지역을 선정하고 나면 지자체는 사업자를 공모하고 사실상 관리모드에 접어들지만 지난 1년동안 지자체와 민간이 모두 사업 주체가 돼 서비스를 실증하고 준비했다. 주민들도 동참했다.

정부는 호응에 힘입어 기존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만드는 사업을 모두 스마트 챌린지 사업으로 통합했다. 민간 기업이나 주민 참여를 전제로 경쟁공모 방식을 도입하고 실증을 거쳐 본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형태다.

어디에서도 해보지 못한 혁신적인 서비스가 도입될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역시 민간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정부는 규제를 푸는 등 제도적인 지원은 계속한다고 해도 건설부터 도시 운영까지 계속해서 국비를 투입하기는 힘들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비즈니스모델이 필수적이다. 민간이 사업의 주체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다양한 사업을 해야 하는 만큼 민간 기업을 선정하기보다 여러 기업·공공과 컨소시엄을 꾸린 SPC를 선정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SPC를 민간과 공공이 함께 지분투자를 하되, 공공보다는 민간이 더 많은 구조로 설립되도록 한다. 공공지분 최대 합계는 부산 34%, 세종 20%로 제한할 계획이다.

◇국가시범도시, 지속 가능성 위해 민간 주도로 전환

그동안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총괄계획가(MP)를 중심으로 민간 의견을 수렴하기는 했으나 기본구상부터 시행계획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주도했다. 앞으로는 SPC를 통해 민간이 주체로 등장하게 된다.

국가시범도시는 백지상태에서 스마트시티를 건설해 처음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적용하고 테스트해볼 수 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다보니 시민이 주도해 생활을 보다 똑똑하게 만드는 스마트시티의 기본철학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는 주민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도시문제를 스마트 기술을 이용해서 해결하는 도시를 말한다. 한 전문가는 스마트시티는 에너지 절감, 교통 혼잡 해소, 안전과 같은 시민이 원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민에게 스마트한 도구를 주는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시민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구상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하는데 시민 자체가 없으니 향후 입주할 시민들은 주어진 서비스만 이용하는 '이용자'에 그칠 수밖에 없다.

건설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민간 주도 길을 열어둔 것은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다. 과거 U시티는 네트워크 등 인프라 구축이 중심이었고 인프라 구축으로 U시티 역할이 끝났지만 스마트시티는 다르다. 운영하면서 직면하는 새로운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스마트시티가 유지된다. 국가시범도시는 시민과 그곳에서 비즈니스를 펼치는 민간기업에게 어떤 스마트도시를 만들까에 대한 의사결정권은 없었지만 운영 참여를 통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에게 열린 기회 주어져야

스마트시티의 성공은 민간·주민 참여에 달렸다. SPC는 이러한 철학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SPC가 또 다른 민간이 참여하지 못하게 막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반 SPC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하도급을 받지 못한 기업들은 스마트시티 사업 참여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7대 필수 스마트시티 혁신서비스를 지정하고 이를 구현할 계획이지만, 현재 혁신적인 이들 서비스가 5년 후에는 더 이상 혁신적인 서비스가 아닐 수 있다. 도시문제를 해결할 혁신서비스를 끊임없이 발굴하기 위해서는 개방성이 생명이다. 건설이 끝나고 운영단계에 접어든 시기에도 민간이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해보기 위해서는 SPC를 넘어서는 영역이 필요하다. SPC 내에서도 공공은 개방적인 운영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배성호 국토교통부 도시경제과장은 “SPC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벤더로 중소기업이 참여하게 되면 혁신적인 스마트시티를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게 될 것”이라면서 “SPC와 별도 트랙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야에 대해 공모를 하게 될지는 SPC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